공수 : 목수
포정이야기와 비슷한 이야기.
망 : 현재를 살아가는 힘,
동양에선 건강한 개념.
그럼에도 잊지 말고 기억하는 것을 중시하는 사람들.
50대를 향유하지 못하는 것은
20대를 생각하기 때문.
장인 정신, 망의 개념을 이야기하는 공수 이야기.
-달생
공수가 선을 그리면 컴퍼스와 곱자에 부합했고
그의 손가락은 사물에 따라 변할 뿐
마음으로 헤아리지 않았다.
그러므로 그의 영대는 하나로 통일되어 있지만
막혀 있진 않았던 것이다.
우리가 발을 잊는 것은
신발에 딱 맞은 것이고,
허리를 잊는 것은
허리띠에 딱 맞은 것이다.
앎에서 옳고 그름을 잊는 것은
마음에 딱 맞은 것이고
내면의 변화도 없고
외부 사람의 말을 따르지 않는 것은
마주친 사태에 딱 맞은 것이다.
처음으로 딱 맞았지만
일찍이 딱 맞지 않았던 적이
없었다고 느끼는 것은
딱 맞음의 잊음에 딱 맞은 것이다.
규구 : 컴퍼스와 직각자.
선을 그리면 규구에 맞는 경지,
선을 그릴 때 규구를 쓰지 않은 공수.
육체적 이성, 신 :
포정의 마음->손->칼->소의 결.
선이 잘 안그려질 때 마음으로 헤아리는 것,
마음으로 헤아리면 움직이지 않는 손.
마음은 손가락에 있고 손가락은 사물에 있는 것.
망 : 불이심계(마음으로 헤아리지 않는 것),
완전히 열려 있는 마음,
몸이 제대로 움직이는 완전한 상태,
미친 듯 연주하는 피아니스트의 상태,
제대로 된 삶의 척도,
그림 그리는 사람의 마음이
손, 붓, 캔버스에만 가 있는 상태.
악기 연주가 잘 안되는 건
마음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
마음으로 헤아린다는 것? == 신이 작동하지 않는 것.
프리드리히 니체(실존철학의 선구자, 신은 죽었다) :
기억을 중요시하는 서양철학에서
유일하게 망각을 긍정.
도덕의 계보학,
"망각이 없다면 행복도, 명랑함도,
희망도, 자부심도, 현재도 있을 수 없다.
이런 저지 장치가 파손되거나 기능이 멈춘 인간은
소화불량 환자에 비교될 수 있다,
이런 망각이 필요한 동물에게 망각이란 하나의 힘,
강건한 건강의 한 형식을 나타내지만
이 동물은 이제 그 반대 능력,
즉, 망각을 제거하는 기억을 길렀던 것이다."
50대의 마음에 20대의 마음에 있다면? : 소화불량.
기억 : 먹은 후 게워 내는 것, 시험의 느낌,
잘 게워낸 아이가 명문대로 감.
읽고 감동했어도 기억 못하면 탈락,
완전히 소화되면 시험을 잘 못 봄.
감명 없이 빅토르 위고,
장발장만 기억해서 토해내면 됨,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안색이 안좋은 이유.
니체, 장자의 바람 : 기억에 지배받지 않는 것,
소화불량 환자에게 행복과 명랑함은 없다.
책 잘 읽으려면 배설(글 많이 쓰고, 수다를 많이 떪)을 잘 해야,
사유의 변비에 빠지지말것.
먹는 걸 잘 소화시켜야 또 먹을 수 있다.
이 이야기에서만 니체와 장자가 일치.
진짜 사랑하게 되면 시비를 넘어감,
옳고 그름을 잊으면 내 마음에 맞는 것.
사랑의 느낌 : 이 사람이 없으면 난 아무것도 아니고 신 같음.
남들이 뭐라 해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내가 하는 일이 나와 딱 맞는 것.
스스로도, 남에게도 흔들리지 않는 상태.
그런 사람과 살고 그런 곳에서 살고
그런 일을 하고 있어야 함.
장자의 질문,
- 타자와 어떻게 소통하고 있는가?
- 제대로 사랑하고 있는가?
- 시비를 떠날 정도로 행복한 일을 하고 있는가?
적(갈 적, 부합하다, 딱맞는다) :
누군가에게 제대로 가면 딱 붙는 것, 망==적.
진정으로 딱 맞으면 딱 맞음 그 자체도
의식하거나 헤아리지 않게 됨.
딱 맞는다는 표현에도 옳음에 대한 평가가 들어간 것.
맞았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맞음의 상태에서 떨어져 나오는 마음.
딱 맞는다는 표현 자체가 거리를 두는 것.
누군가를 만났을 때 딱 맞다면
만 번째 만나는 것처럼 생각,
처음 딱 맞는 희열이 오면 10년간 딱 맞은 것처럼!
행복하다고 하지 말라,
그럴 때 행복과 멀어진다.
영원회귀(즐거운 학문에 나오는 니체의 윤리적 강령,
서양의 윤리적 명령 중 가장 강력),
네가 하는 행동이 영원히 반복되어도
좋을 행동을 결정하라.
힘센 사람에게 굽신거리기 :
계속 반복해야 한다면 안 할 것!
비겁해지는 것은
이 순간만 넘어가면 된다는 생각에 하는 것.
누군가에게 굽신거린다면
앞의 모든 사건에서 내가 비굴했음을 입증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
과거의 행동은 모르겠으나
지금 하는 행동은 이변이 없는 한 영원히 반복될 행동.
오늘 당당하면 앞으로도 당당한 것.
니체의 윤리적 강령 :
칸트와 대립하는 강력한 윤리학.
사람이 딱 맞는다는 것은
영원히 만나왔던 사람을 만난 듯한 느낌.
청년 시절과는 달리 중년이 되고 보니
정말 잘 까먹는다.
블로그에 나름 열심히 글을 써대지만
내가 뭘 썼는지 미리 확인을 안하면
불과 한 주 전에 쓴 것조차
무슨 글을 썼는지도 모를 정도로 잘 까먹는다.
이 글 역시 강신주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마음가는대로 휘갈겨 쓴 하나의 글일 뿐이다.
장자 선생님의 이야기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듣고 쓰는 것은
내게 딱 맞아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장자의 가르침이 비록 마음으론 딱 맞을지 모르나
난 수십년간 유교적 전통에 따른 경쟁적 교육,
기독교적 세계관의 영향을 많이 받고 살아와서
실제 행동은 결코 장자적이지 않다.
마음뿐만 아니라 행동까지 장자적으로 변하는데엔
얼마나 많은 세월과 경험이 쌓여야할지
어쩌면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결코 쉽게 변하지 않으니까.
잘 까먹는 시절에 접어드니 나름 장점이 있다.
예전 같으면 열받는 일이 있으면
한 달이 지나도 1년이 지나도 그 열이 식지 않는데
요즘은 몇 일, 한 주만 지나면 잘 까먹어서
열받는 기간이 짧아졌다는 것.
내게 상업주의적 모임은 별로 맞지 않는다.
술 마시는 문화,
상업적 스포츠에 열광하는 것 좋아하지 않아
이와 같은 주제나 분위기와
너무나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을 비롯 모든 종류의 상업주의적
프로 스포츠는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다소 과격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기도 하고.
나중에 시간이 많아지면
생각 그 자체, 음악에 대해 마음껏 얘기할 수 있는
결이 맞는 모임을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딱 맞는 걸 찾는 것이 중요할 수 있으나
결이 맞지 않는 관계는
과감히 맺지 않는 것 역시 중요하다 생각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 아내와는 대체로 결이 맞다는 것이다.
물론, 사고 방식에 있어
몇몇 지점에선 평행선이 있으나
굳이 부부관계를 하지 않더라도
같이 잠을 잘 때만큼은
극락에 있는 것처럼 마음이 편하고
꿀잠을 잘 수 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내 아내 역시 그런 편이어서
서로에게 좋은 휴식처가 될 수 있는 것은
크나큰 행운이라고 하겠다.
학년으론 2년 위의 연상인 아내이지만
때론 딸처럼, 때론 반려견같아
딸이나 반려견을 키우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적어도 내 곁의 한 사람으로부턴
진정한 기쁨에서 우러나오는 웃음을 볼 수 있고
나 역시 그럴 수 있으니 크나큰 다행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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