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려죽겠는데 직장에 나가는건 인간뿐.
졸리는데 깨어있고 깨어있는데 졸린 인간.
인간과 달리 변비가 별로 없는 동물들.
임제 스님 : 깨우침을 얻은 사람은
잘 때 잘 자고, 쌀 때 잘 싸는 사람이다.
장자가 돼지에게서 본
바람직한 인간관계에 대한 생각.
돼지 이야기 뒤에 나오는 인간의 두 가지 사례.
장자의 입장 : 동물에게 배우자.
-덕충부
우연히 죽은 어미의 젖을 빨고 있는
새끼 돼지들을 본 적 있다.
그런데 잠시 후 새끼들은 놀라 눈망울을 굴리며
모두 어미를 버리고 달아났다.
그 새끼들은 어미에게서
자신을 보지 못했을 뿐이고(불견기),
어미에게서 유를 얻지 못했을 뿐(부득유)이기 때문이다.
새끼들이 자기 어미를 사랑하는 것은
어미라는 형체가 아니라
그 형체를 움직이도록 한 것이다.
인기지리무신은 위나라 영공에게 유세를 했다.
영공은 그를 너무나 좋아하게 되어(열지)
정상적인 사람을 보면
오히려 그들의 다리가 너무 앙상해 보였다.
옹앙대영은 제나라 환공에게 유세를 했다.
환공은 그를 너무 좋아하게 되어
정상적인 사람을 보면
오히려 그들의 목이 너무 앙상해 보였다.
그러므로 그 매력이 월등하면
그 형체는 잊게 되는 법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잊어야 할 것은 잊지 못하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잊는다.
이것이 바로 '진짜 잊음'이라고 말한다.
인기지리무신 : 지리소와 같은 불구자, 다리가 굵은 사람.
옹앙대영 : 목에 혹이 나서 굵은 사람.
인간이 만물의 허접인 이유 : 지나치게 시각적이므로.
인간은 같으나 신분은 다르다.
인간이 같다는 것을 알기에
지배자의 권력을 보이기 위해
황금관을 쓰고 비단옷을 입는 왕.
피에르 부르디외(20세기 프랑스 사회학자,
'구별짓기'의 저자), 인간은 구별짓기하는 존재다.
구별짓기의 전염 ->
지배자의 권세를 욕망하는 사람들, 상대적 박탈감.
우리의 욕망 :
왕처럼 되고, 자본가처럼 되어 구별짓기.
가장 쉽게 구별되는 영역인 시각, 고분, 부장품 등
죽어서도 계속되는 보여주기식 구별짓기.
장자의 감각 : 시각에 대한 경계,
시각이 없으면 많은 문제들이 해결됨.
인간과 달리 자신의 어미를 형체로 보지 않는 돼지,
학습이 아닌 온몸으로 아는 돼지들.
형 : 몸, 드러난다.
자유, 자연스러움 등 배우지 않아도 되는 것
(임금님이 벌거벗었다고 말하는 아이의 감각)들이
거의 퇴화한 인간.
어미를 보며 처음엔 어제의 모습과
오늘의 모습이 같다고 생각한 새끼 돼지들.
미라를 만들고 영정 사진을 모시는 인간들에 비해
그냥 도망가는 새끼 돼지들.
외모에만 집중하여 나를 진짜 좋아하는 사람을
알아보는 감각이 없는 우리.
화려하게 꾸미면 '부자인가보다',
예쁘게 꾸미면 '마음도 예쁘겠다' 생각.
그러나, 돼지 사회에서는 통하지 않는 외모.
엄마가 사랑을 줄 때 '사랑스러운 나'를 보는 아이들,
미워하고 부정하면 자기 존재를 부정하는 아이들.
사랑의 핵심 : 그 사람을 통해 나를 보게 됨,
내가 '나'로 등장하는 건 사랑받을 때.
사랑받으면 자긍심이 커지는 아이들,
사랑받지 못한 존재에게 없는 존재감과 자긍심.
젖을 주는 것은 힘든 행위이자 완전한 사랑,
젖을 주지 않아 죽기도 하므로
단순한 본능이라 할 수 없음.
첫 번째 행복 : 배부르거나 부유해질 때,
더 많이 가질수록 행복하다면 이기적인 것.
두 번째 행복 : 사랑하는 대상이 생겨
배고파질 때의 행복,
붕괴하는 이기주의.
사랑이 위대한 것은 이기주의를 이기므로.
어미에게서 자신을 보지 못했다 :
더 이상 나를 아껴주는 존재가 아닌 어미.
유 : 기쁨을 주고받는 행복한 공동체,
서로에게 기쁨을 주는 존재였던 새끼와 어미.
유유상종 : 만고불변의 진리,
자신과 비슷한 것을 좋아하는 것.
유를 얻는 것 : 하나의 공동체가 만들어짐.
동물과 달리 가정폭력이 존재하는 인간공동체.
매정하게 보면 안되는 새끼 돼지와 어미의 모습.
외모에 취하지 않고 새끼 돼지같은 두 인간 :
영공, 강력하고 지혜로웠던 제나라 환공.
불구자 == 새끼 돼지,
군주 == 어미 돼지의 관계.
군주가 외로운 이유 :
주변인들이 자신의 황금, 궁궐만 바라보고
나를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으므로.
인기지리무신을 보고 친구같은 사람을 얻은 기쁨,
겉모습을 넘어 기쁨과 사랑이 전달되는 상황.
장자의 메시지 : 새끼 돼지처럼만 살라,
진정한 기쁨을 느껴서
그 사람 곁에 있는지 질문하라.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면 떠나야 함.
일방적으로 희생하거나
복종하지 않는 관계가 되어야.
부모 자식이 서로간 행복한 관계가 유지되어야,
그러나 인간 사회에선 만만치 않은 일.
동물은 인간과 달리 형체를 보지 않고
시각에 사로잡히지 않기 때문.
잘난 것 하나 없는데도 기쁨을 느낀다면
얼마나 순수한 기쁨인가.
인간은 분명 짐승보다 똑똑한 존재지만
마치 인간이 해충을 박멸의 대상으로 보는 것처럼
대자연은 인간을 해충과 같이
박멸의 대상으로 볼 지도 모른다.
성경에서 야훼가 물과 불로
이 세상을 심판하겠다고 한 것처럼.
물론, 야훼(성경이 누군가의 장난질이 아니라는 가정을 두고)는
죄에 대한 결벽증으로 인한 것이지만
대자연은 아무 감정없이
스스로 돌아가는 메커니즘으로
스스로 무덤을 열심히 파대고 있는
인간을 박멸해 나갈 것이다.
물론, 짐승 사회라고 해서
모든 것이 선하고 인간보다
항상 나은 것은 아니다.
수컷들은 암컷의 사랑을 얻기 위해
온갖 끼를 부리기도 하고
우두머리에게 찍히면 잔인하게 구박을 받거나
왕따를 당해 무리에서 쫓겨나기도 하니까.
짐승과 인간의 가장 큰 근본적인 차이점은
대자연을 파괴하는 수단을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
각종 개체를 괴롭히거나 파괴할 수 있는 법을
알고 있느냐일 것이다.
아름다움, 의리, 사랑을 빙자한 각종 허례허식은
오만가지 쓰레기를 만들어내고
산 사람들을 괴롭힌다.
장례절차를 보라.
죽은 사람을 기리겠다며
죽은 사람은 느끼지도 못하는
옷을 입히고 분장을 해대며
곧 쓰레기더미가 될 각종 화환에
산 사람 살기 부족한 땅을 죽은 자를 위해 할당하고
삼일장을 지내려고 남은 사람들이 얼마나 고생을 하며
조문을 가겠다고 오가는 길에
얼마나 많은 화석 연료를 태워대고
시간을 허비하는가?
사랑의 프로포즈를 위한 이벤트는
또 어떠한가?
상업주의에 길들여진 인간들이
사랑의 프로포즈를 하겠다고
갖가지 쓰레기를 만들어내고
남과 비교해 프로포즈가 허술하면
또 얼마나 사람을 갈궈대며 싸움질을 해대는가?
결혼식은 또 어떠한가?
둘이 만나서 사랑의 묘약만 하고
잘 살아가면 간단한 일인데
나중에 보지도 않을 사진 촬영을 위해
수많은 돈을 쓰면서 쓰레기를 양산하고
양가 부모 선물에 본인들의 선물로
온갖 다툼이 벌어지며
축의금 문제로 난 얼마 했는데
쟤는 얼마밖에 안했느니 하면서
서로 마음 상해할 일을 만들어내며
몸고생, 맘고생들을 해댄다.
이와 같이 상업주의에 심취하여
구별짓기 능력이 극대화된 자본주의적 인간은
스스로를 괴롭히는 덫에 걸려
불필요한 고생들을 하고 있다.
이런 인간 사회를 완전히 떠나 사는 것은
불가능한 노릇이니
장자적으로 살아가겠다고 하면
나와 같이 불필요한 인간 관계를 최소화하여
고독을 즐기며
나를 사랑하는 소수의 사람들과 즐거이 살아가다
때가 되면 바람과 같이 사라지면 될 것이다.
물론, 약간의 괴로움을 무릅쓰고서라도
상업주의에 심취하여
그들과 부대끼며 사는게 행복하다면
그냥 그렇게 살아가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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