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론 16

홍학의 자리[스포주의]

난 소설을 잘 읽지 않는 편이다. 그러던 와중, 우연히 가입하게 된 온라인 독서모임에서 내가 추천한 강신주 장자수업과 이 책이 경합한 끝에 이 책이 선정되었다. 별다른 기대감을 갖지 않고 읽어갔는데 생각보다 무척 재미있었다. 정해연 작가의 후기를 보면 작가의 중요한 의도는 '재미'라고 되어 있고 그 취지가 충분히 이해된다. 글 자체가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문체로 되어 있고 영화 시나리오와 같이 묘사가 섬세해서 글을 읽는데 한 편의 스릴러 영화를 보는 기분이 들었다. 이 소설은 사회의 갖가지 어두운 면을 잘 버무려 놓은 것이라 읽는 과정 속엔 앞으로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까 상상하는 가운데 재미를 즐길 수는 있을지언정 다 읽고 나면 뭔가 모를 씁쓸한 기운이 남는다. 이 책에서는 생각지도 않는 동성애 문제..

소설 2024.03.23

강신주 장자수업 [48강. 나비꿈 이야기 : 호접지몽]

48강. 나비꿈 이야기 제물론 : 장자의 정신을 근사한 산문 형식으로 표현.한가한 날이 없는 현대인들.지루함, 소요유의 전제.우리에게 필요한 격렬한 게으름. -제물론옛날 장주는 나비가 된 꿈을 꾸었다. 훨훨 나는 나비였고스스로 유쾌하고 기분이 좋았기에자신이 장주라는 걸 알지도 못했다. 갑자기 깨어나니 분명히 장주였다. 장주가 나비가 된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아니면 나비가 장주가 된 꿈을 꾸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장주와 나비 사이에는 반드시 구분이 있다. 이것을 '물화(타자와 함께 변화한다)'라 한다.프로이트, '꿈이란? 억압된 것이 극적으로 이루어지는 것'.가난한 사람들은 꾸지만 부자들은 안꾸는 돼지꿈.나비가 아닌 생각이 많은 인간이기 때문에 꾼 나비꿈.나비로 상징되는 자유에 대한 장자의 느낌...

동양철학 2024.03.23

강신주 장자수업 [44강. 원숭이 이야기 : 조삼모사, 사랑하는 마음의 은밀한 이중성]

정치권의 조삼모사적 정책 등 2000여년동안 곡해.인문학의 핵심 : 사랑과 자유.장자에서 철학적으로 가장 명료한 제물론 : 실질적 논증.도추이야기 : 문이 열려야 길이 만들어진다.너/너와 같이 벽 같은 마음을 지닌 많은 사람,사랑하게 되면 문들 만들것임.문의 필요성 : 내가 나가거나 타인이 들어오거나.제물론편의 교훈을 일깨우는 원숭이 이야기,제물론편의 마지막 부분,장자의 가르침을 못 받아들인 사람에 대한 마지막 애정.그러나, 사랑의 이야기가 아닌 나쁜 사람이 원숭이를 속이는 이야기로 전달.구체적 사례 -> 일반화/이론화.원숭이 키우는 사람이 나쁘면 이해할 수 없는 뒷 내용.-제물론저공(원숭이 키우는 사람)이 원숭이들에게 도토리를 주면서"아침에 셋, 저녁에 넷 주겠다"고 말했다.원숭이들은 모두 노여워했다...

동양철학 2024.03.16

강신주 장자수업 [37강. 도추이야기 : 문턱에서 길을 보며]

'길' + '지도리(경첩)'.추상적인 것보다 구체적인 것에서 영감을 찾는 인간.문 안과 밖 경계선에 서 있는 느낌.세 가지 상태 : '문', '벽', 아무것도 없는 것.'문' : 연결될 수도 막을 수도 있는 문.'벽' : 단절의 이미지.​-제물론사물 중 저것 아닌 것이 없고사물 중 이것 아닌 것이 없다.스스로를 저것이라 여기면 (이것은) 드러나지 않고스스로를 이것이라 여기면 (저것을) 알게 된다.그러므로 저것은 이것으로부터 나오고,이것 또한 저것에 따른다고 말한다.저것과 이것이 동시에 생긴다는 견해다.​비록 그렇다 할지라도동시에 생기는 것은 동시에 죽는 것이고동시에 죽는 것은 동시에 생긴 것이며,동시에 허용되는 것은 동시에 허용되지 않는 것이고동시에 허용되지 않는 것은 동시에 허용되는 것이다.​옳음을 따..

동양철학 2024.03.13

강신주 장자수업 [33강. 위시 이야기 : 비교하지 않아야 보이는 것들]

위시(비교해서 평가하는 것, 나 중심) vs. 인시(그것에 따를 뿐 비교하지 않는 것).게으른 사람이 배우기 쉬운 철학.​-제물론'위시'는 '가느다란 줄기'와 '굵은 기둥','나병에 걸린 추녀'와 '서시와 같은 미녀' 등을 구별하는 것이다(들 거).사물이 아무리 엉뚱하고 이상야릇하더라도길로 그것과 소통하여 하나가 될 수 있다.'쪼개짐'이 있으면 '완전함'도 있고,'완전함'이 있으면 '망가짐'도 있다.사물에 내가 규정한 '완전함'과 '망가짐'이 없어야그것과 다시 소통해서 하나가 될 수 있다.오직 높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만이 소통해서 하나가 될 줄 안다.'위시'를 쓰지 말고 '일상'에 깃들도록 해야 한다.'일상'이란 '사용'을, '사용'이란 '소통'을, 그리고 '소통'이란 바로 '얻음'을 말한다.이런 얻음에..

동양철학 2024.03.13

강신주 장자수업 [31강. 길(도) 이야기 : 길과 말, 그 가능성과 한계]

말에 대한 주제에 도가 삽입된 형태의 글.장미 : 이쁘다 vs. 가시가 있다.명확하게 정의하기 어려운 은유적 표현, 핵심은 문맥이므로 글자에 빠지지 말 것.도행지이성 : 장자 철학의 핵심, 도는 걸어가야 이루어진다, 걸어가다 보면 뒤에 남겨진 것이 길.우리에게 길은 애초에 없는 것.​-제물론말은 숨을 쉬는 것만이 아니고, 말하는 자에게는 말이 있다.그 말하려는 것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 실제 말이 있는 것인가?아니면 애초에 어떤 말도 있지 않은 것인가?만약 이런 말이 새들의 지저귐과는 다른 것이라 생각한다면,그런 구별의 증거는 있는가? 아니면 없는가?도는 무엇에 가려져 진짜와 가짜가 있는 것인가?말은 무엇에 가려져 옳고 그름이 있게 되는가?도는 어디에 간들 있지 않겠는가?말은 어디에 있든 허용되지 않..

동양철학 2024.03.13

강신주 장자수업 [26강. 여희이야기 : 깨기 힘든 악몽]

장자는 이야기꾼, 3~400백년에 걸쳐 여러 사람이 만든 이야기라서 수준이 천차만별.장자의 메시지 : 너는 충분히 가치있어. 시선을 조금만 넓히면 알게 될 거야.제물론 : 단순히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을 잡아주는 역할.​-제물론내가 삶을 즐거워하는 것이 하나의 착각이 아니라는 걸 어떻게 알겠는가?내가 죽음을 싫어하는 것이 마치 젊어서 고향을 잃고도 되돌아갈 줄 모르는 것이 아님을 어떻게 알겠는가?여희는 애라는 곳을 지키던 어느 여족의 딸이었다.진나라가 처음 그녀를 잡아 데리고 왔을 때 눈물이 그녀의 옷을 적실 정도였다.진의 궁궐에 이르러 진왕과 침상을 같이하고 맛있는 고기를 먹자 그녀는 자신의 눈물을 후회했다.죽은 사람들이 처음에는 살기를 바랬음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것을 어떻게 알겠는가?꿈에서 잔치를..

동양철학 2024.03.10

강신주 장자수업 [23강. 논변 이야기 : 형이상학의 사변에 허우적거리지 말길]

배운 사람들이 어려운 용어로 논쟁하는 모습에 대한 조롱​-제물론너와 내가 논변을 하고 있다고 해보자.네가 나를 이기고 내가 너를 이기지 못했다면, 네가 옳고 나는 그른 것인가?반대로 내가 너를 이기고 네가 나를 이기지 못했다면, 내가 옳고 너는 그른 것인가?아니면 너와 나 둘 중 하나는 옳고 나머지 하나는 그른 것인가?아니면 너와 나 모두 옳거나 모두 그른 것인가?나와 네가 살펴 알 수 없다면, 다른 제3자도 깜깜할 것이다.우리는 누구를 불러 옳고 그름을 판정하도록 해야 할까?너와 의견이 같은 사람? 이미 너와 의견이 같은데 어떻게 그가 판정하겠는가?나와 의견이 같은 사람? 이미 나와 의견이 같은데 어떻게 그가 판정하겠는가?나나 너와 의견이 다른 사람? 이미 나나 너와 의견이 다른데 어떻게 그가 판정하겠..

동양철학 2024.03.10

강신주 장자수업 [21강. 하나이야기 : 하나에 대한 비판]

지식인보다 수천배 지혜로운 사람은 비겁하지 않게 산 할아버지, 할머니들.하나는 둘이 일치된다는 느낌이지 실제는 없다.​-제물론세상의 어떤 것도 가을 털끝보다 더 큰 것은 없으니 태산은 작다고 여길 수 있다.세계의 그 누구도 일찍 죽은 아이보다 더 오래 사는 사람은 없으니 팽조는 요절했다고 여길 수 있다.세계는 나와 더불어 태어났으나 만물과 나는 하나라고 여길 수 있다.이미 하나라고 여긴다면 말이 있을 수 있을까?이미 하나라고 말했다면 말이 없을 수 있을까?하나와 하나라는 말은 둘이라 여겨야 하고, 또 그 둘과 하나는 셋이라 여겨야 한다.여기에서 더 나아가면 아무리 숙련되게 계산 잘하는 사람도 그 끝을 잡을 수 없는데,평범한 사람은 어떻겠는가!그러므로 우리가 '없음'으로부터 '있음'으로 나아가는 경우에도셋..

동양철학 2024.03.10

강신주 장자수업 [19강. 성심 이야기 : 광막지야에서 장자가 본 것]

-제물론대저 성심(이루어진 마음)을 따라 그것을 스승으로 삼는다면, 그 누군들 스승이 없겠는가?어찌 반드시 변화를 알아 마음을 스스로 선택한 자만이 스승이 있겠는가?우매한 자에게도  스승이 있다.아직 마음에서 이루어진 것이 없는데도 시비가 있다는 것은'오늘 월나라에 갔는데 어제 도착했다'는 궤변과 같이 터무니 없다.이는 있지도 않은 것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어서,있지도 않은 것을 있다고 여기면 설령 신비한 우임금이라도 알 수 없는 일일텐데,나 또한 어찌하겠는가!성심의 핵심 : 정착민적 마음, 성심이 있어야 시비가 있다.인문학을 공부하는 이유 : 더 넓게 생각하기 위함.성심 : 이루어진 마음, 선입견.여행을 못 가니까 책을 보는 것, 가성비 높은 책.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경험은 여행 경험.소요유, 유목민에..

동양철학 2024.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