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인의 힘, 소인의 권리를 중시하는 이야기
-천도
환공이 회당 높은 곳에서 책을 읽고
윤편은 회당 낮은 곳에서 수레를 깎고 있었다.
운편이 나무망치와 끌을 밀쳐두고 올라와 환공에게 묻기를,
윤편 : "공께선 지금 무슨 말들을 읽고 계십니까?"
환공 : "성인의 말이다"
윤편 : "그 성인은 살아있습니까?"
환공 : "죽었다"
윤편 : "그렇다면 공께서 지금 읽고 있는 것은
옛사람들의 찌꺼기가 아닙니까?"
환공 : "수레바퀴나 깎는 장인인 네가
지금 내가 읽고 있는 것을 논의하려고 하는가!
만일 네가 네 행위를 해명할 수 없다면 죽을 것이다."
윤편 : "저는 그것을 제 자신의 일에 근거해서 본 겁니다.
바퀴를 깎을 때 끌질이 느리면 끌은
나무에 박혀 빠지지 않게 됩니다.
끌질이 너무 느려서도 안되고 빨라서도 안된다는 것을
손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대응할 수 있을 뿐,
입이 있어도 말로 옮길 수 없습니다.
끌질하는 동안 몇가지 방법이 있겠으나
제 아들에게 전달할 수 없고
제 아들 또한 제게서 배울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나이 70이 되도록 바퀴를 깎고 있습니다."
옛사람은 자신이 전할 수 없는 것과 함께 이미 죽었습니다.
그렇다면 공께선 지금
옛사람들의 찌꺼기를 읽고 있는 것 아닙니까?"
춘추시대 : 주나라 권위가 무너진 자리에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패자들이
중원 정치를 좌우했던 시대.
제후국 출신 : 주나라 천자 대신 권력을 행사한 패자.
제나라 환공 : 패자 중 가장 유명 -> 막강한 권력자,
경전 기반이 아닌 위력에 기반.
당상(회당위)의 환공 vs. 당하(회당아래)의 윤편.
윤편 : 수레바퀴를 깎는 이름없는 넓은 얼굴을 가진(편) 기술자,
예전엔 높은 계급출신만 성을 가짐.
지금의 성은 대부분 족보를 샀거나 임의로 붙인 것.
수레 : 전투용이 아닌, 권위의 상징(나는 걷는 사람이 아니다).
엄청나게 낮은 신분의 윤편은
희소가치가 있는 기술자였음에도 당상에 올라가는 것,
말 섞는 것은 그당시 현실에선 있을 수 없는 일.
장자는 비현실적인 도발적 설정,
이 이야기의 결말은 무엇일까?
윤편은 과연 살았을까?
'수영 잘하는 법'을 읽으면 수영할 수 있나?
온몸으로 살았던 것들은 말로 전달이 안되니
타자의 경험이 전무하다면 경험하게 하고
함부로 가르치려 들지 말라.
전달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바보이거나
온몸으로 살았던 사람이 아니다.
온몸으로 제대로 배운 사람은 꼰대짓을 하지 않는게 정상.
꼰대짓은 모를 때 나온다.
몸과 마음이 같아야 전달된다.
손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전달한다.
당시엔 죽을 것 같아도 지나보고나면 별 것 아닌 것들.
한 때 찌질이였어도
지금은 멀쩡한 나를 보고 안심하라고 응원하고 격려할 뿐.
실패를 통해 배운다?
자꾸 실패하면 실패만 배우며 자잘한 성공을 배워야 한다.
수레바퀴를 잘 만들려면 나의 몸과 마음에 맞게 배워야 하는 것.
남의 사랑을 흉내내면 제대로 사랑할 수 없다.
부모란 묵묵히 옆에 있어주는 존재.
내 마음은 내 마음이고 자식 마음은 자식 마음이다.
갈등의 주요 원인은 제대로 경험하지 못한 것을 경험하거나
아는 척하며 가르치려 하기 때문.
자녀가 원하는 건?
꼰대에 최적화된 엘리트 부모 vs. 실패를 공유할 수 있는 부모.
권위(Author + ity)란?
뭔가를 만드는 사람. 내가 몸소 한 것에서 나온다.
소인이라도 몸소 제대로 한 것이 있는 사람은 권위가 있는 사람.
기계공학 교수가 자동차를 제대로 만들까?
아니면 명장들이 제대로 만들까?
윤편같은 사람이 교수가 되어야 한다.
손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대응하는 기쁨만 얻으면
뭐든지 간에 내 몸에 그 기술이 쌓인다.
쉬워 보이는 노래조차 직접 해보면 안다.
노래 잘하기 위해 책이나 레슨으로 되는지?
선생은 숨어 있는 그 재능을 꺼내주는 역할을 할 뿐이지,
없는 재능을 만들어주는 사람은 아니다.
예전에 교회가면 헌금송을 들어주어야 했는데
간혹 재능을 갖고 그 재능을 잘 살려 훌륭하게 부르는 사람이 있긴 했으나
대부분 귀를 막고 있거나 듣지 않기 위해 딴생각을 애써해야만 했다.
현실 세계에서 뭔가 제대로 해본 사람이 아닌,
각종 고시를 합격하고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사람들이
세상을 바꿔보겠다고 하니
근본적으로 나아질리는 없고 나아지는 것처럼만 보인다.
정치계는 더 가관이다.
세상 속에서 몸소 경험하거나
뭔가를 이루어보지 못한 자들이
어쩌다 사시 패스해서 자기 포장을 잘해
의원나리가 되고 심지어 대통령짓까지 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밥그릇 싸움만 해가며 총질들을 해대고 있으니
경험에서 우러난 권위 있는 사람들이
인정받지 못하고 외면당한다면
암담한 한국의 미래느 불보듯 뻔하다.
제 아무리 말을 번질나게 하면서 아는 척해도
현실세계에서 제대로 한게 없다면
그 말에 속아서는 안된다.
어느 재테크 컨텐츠에서 본 것 같은데
수많은 재테크 책이 있는데
그 저자가 단지 주워들인 이론만 번지르한
소위 전문가이거나 교수인지,
아니면 진짜로 각고의 노력 끝에 돈을 많이 번
자수성가형 고수인지 파악해서
후자의 책만 골라 읽는다고 했다.
그 사람은 장자의 윤편 이야기를 알지 모르겠으나
이러한 이치를 몸소 터득한 사람이다.
공부만 잘하는 사람이 아닌,
세상속에서 뭔가를 이루는 사람들이
권위를 갖거나 존중받는 세상이 되어야
그 주변은 극적으로 변화하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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