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편 첫번째 편 소요유에서 첫 번째 이야기.
바람이 분다. 그러니 살아야겠다.
대붕의 규모가 아닌 바람이 중요
북명(북쪽 바다)에
물고기 한 마리가 있었는데 이름은 곤이다.
곤의 크기는 몇천 리인지 알지 못할 정도로 컸다.
그것이 변해 새가 되는데 이름은 붕이다.
붕의 등도 몇천 리인지 알지 못할 정도로 컸다.
붕이 가슴에 바람을 가득 넣고 날 때,
양 날개는 하늘에 걸린 구름 같았다.
그 새는 바다가 움직일 때
남명(남쪽 바다) 방향으로
여행하기로 마음먹는다.
...
물이 두텁게 쌓이지 않으면
큰 배를 실어 나를 수 있는 힘이 부족하다.
한 사발의 물을 움푹한 곳에 부으면
갈대는 그 곳에서 배가 되겠지만
큰 사발을 띄우려 한다면 바닥에 붙어버릴 것이다.
물은 얕고 배는 크기 때문이다.
바람이 충분히 쌓이지 않으면
커다란 양 날개를 실어나를 힘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구만리를 날아올라
자신의 밑에 바람을 두었을 때에만
자신의 무게를 바람에 얹을 수 있고,
등에 푸른 하늘을 지고
그를 막을 수 있는 것이 없게 된 다음에야
남쪽으로 향하는 자신의 여정을 시작할 수 있다.
...
메추라기가 비웃으며 말하길
"그는 장차 어디로 가려고 하는가?
나는 위로 날아오르지만
얼마 오르지 않고 곧 다시 내려오며
대부분 수풀 사이에서 자유롭게 날갯짓을 하며 지낸다.
이것 또한 '완전한 날기'인데
그는 장차 어디로 가려고 하는가?"
시간이 지나 죽간 줄이 풀리면서
여러 판본이 섞여 중복되는 부분들이 있어 이야기가 길다.
곤은 작지 않고 대붕의 크기와 같다.
물고기와 새란 차이밖에 없다 -> 대곤이야기
북명의 모티브 : 바이칼호(흉노제국의 중심,
2000리, 사방이 2000미터 이상의 높은 산으로 둘러쌓임)?
수천리나 되는 곤의 정체? 북명은 곤에겐 너무 비좁은 무대.
바람을 통해 알게된 더 넒은 세상
"행복한 사람의 세계와 불행한 사람의 세계는 다르다" :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
(20세기 오스트리아 태생의 영국 철학자로서 분석 철학을 대표 )
논리 철학 논고 : 생전에 유일하게 출판된 철학서,
초기 사상이 잠언 형태로 표현되어 있음.
우리의 가장 큰 문제 : 불행한지 모른다는 것
곤은 불행을 절감한 몰고기
곤이 붕이 되었으나 날지 못하면 여전히 불행한 상황
시행착오 끝에 태풍이 북명을 휩쓸고 지나갈 때,
그 바람을 타고 9만리로 비상해야 대붕이 된다.
올라가는 것은 붕 스스로 되지 못하고
반드시 가득 쌓인 바람이 있어야 한다.
누군가 아무리 위대해도 바람을 못 만나면 날지 못한다.
바람이란? 타인(연인, 친구),
오랜 기다림이 필요한 시간, 천운
사랑을 하려면 스스로 훌륭하게 변해야 하고
연인이란 바람을 탈 수 있어야 한다.
내가 느끼는 세계가 좁다면 내가 큰 것,
넓다면 내가 작은 것.
장자의 정신 : 너희들은 본디 큰 곤이니 메추라기처럼 살지 말라.
메추라기 : 자유로워 보이나
좁은 세상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스스로 자유하다는 착각에 빠진 작은 자.
좁은 세계를 극복하는 방법 :
메추라기처럼 스스로 작아지든가,
부수고 넓게 개조하든가,
아니면 좁은 세계를 떠나든가.
세상이 좁고 거추장스럽다고 느껴야
세상이 좋아지는 것이다.
수많은 메추라기가 양성되는 사회.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상에서 다치지 않기 위해
작게 사는 법을 익히며 스스로 작아짐.
천하(상명하복, 스펙, 허영 등이 지배하는 국가 질서)
북명에서 남명으로 : 천하를 가로질러 국가 질서를 초월.
중국 철학사상 장자만이 바람을 긍정
(내편 중 두 편을 바람과 관련한 주제.
제물론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바람 이야기)
바람 == 자유 == 대붕의 날갯짓.
장자는 바람의 철학자.
장자는 천하와 대비되는 강호의 철학자이다.
그에 걸맞게 판타지적 이야기로 그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누구나 가슴속에 큰 고래 한 마리씩은 품고 있단 우스겟소리도 있다.
성공, 실패는 썩은 이 세상이 규정하는 것이고
루저 역시 수많은 메추라기들이 규정하는 것이니
쫄지말고 최소한 마음만은 남명을 향해
9만리 상공을 훨훨 나는 대붕이 되면 좋겠다.
수많은 전란을 거쳐오면서 한민족을 지킨 것은
비겁하게 도망가고 심지어 철교까지 폭파시킨
쫄보 양아치 권력자들이 아니라
바로, 이름없는 영웅들이었다.
이순신이란 영웅도
수많은 이름 없는 영웅이란 바람이 있었기에
비극적이지만 그의 이름을 남길 수 있었다.
반대로 수많은 이름 없는 영웅도
이순신이란 큰 바람이 있었기에
왜구들을 무찌르고 이 나라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이다.
'동양철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신주 장자수업 [6강. 거목 이야기] (0) | 2024.03.10 |
---|---|
강신주 장자수업[5강. 윤편 이야기] (0) | 2024.03.09 |
강신주 장자수업[3강. 빈 배 이야기] (0) | 2024.03.09 |
강신주 장자수업[2강. 바닷새 이야기] (0) | 2024.03.09 |
강신주 장자수업[1강. 황천 이야기] (2) | 2024.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