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사 4

홍학의 자리[스포주의]

난 소설을 잘 읽지 않는 편이다. 그러던 와중, 우연히 가입하게 된 온라인 독서모임에서 내가 추천한 강신주 장자수업과 이 책이 경합한 끝에 이 책이 선정되었다. 별다른 기대감을 갖지 않고 읽어갔는데 생각보다 무척 재미있었다. 정해연 작가의 후기를 보면 작가의 중요한 의도는 '재미'라고 되어 있고 그 취지가 충분히 이해된다. 글 자체가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문체로 되어 있고 영화 시나리오와 같이 묘사가 섬세해서 글을 읽는데 한 편의 스릴러 영화를 보는 기분이 들었다. 이 소설은 사회의 갖가지 어두운 면을 잘 버무려 놓은 것이라 읽는 과정 속엔 앞으로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까 상상하는 가운데 재미를 즐길 수는 있을지언정 다 읽고 나면 뭔가 모를 씁쓸한 기운이 남는다. 이 책에서는 생각지도 않는 동성애 문제..

소설 2024.03.23

강신주 장자수업 [43강. 여우이야기 : 자유를 지켜보는 전사의 마음]

-대종사남백자규 : "당신은 나이가 많은데도 왜 안색이 어린아이 같습니까?"여우 : "나는 도에 대해 들었습니다."남백자규 : "도는 얻어 배울 수 있는 것입니까?"여우 : "오! 어찌 그럴 수 있겠습니까!그대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저 복량의는 성인의 소질은 있으나 성인의 도는 없고,나는 성인의 도는 있지만 성인의 소질은 없습니다.내가 성인의 도를 가르치고자 하면,아마도 그는 진짜 성인이 될 수도 있겠지요!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성인의 도는성인의 소질이 있는 사람에게 알려주는 것 또한 쉬울거요.그에게 알려주고서 내가 그를 지켜보면,그는 3일이 되어 천하를 도외시할거요.그가 천하를 이미 도외시한 후 내가 그를 지켜보면,그는 7일이 되어 외물을 도외시할거요.그가 이미 외물을 도외시한 뒤 내가 그를 지켜보면,..

동양철학 2024.03.13

강신주 장자수업 [39강. 맹손재 이야기 : 죽음, 그 집요한 관념을 해체하며]

죽음에 관한 세 가지 이야기 중 두번째.​-대종사안회 : "맹손재는 자신의 어머니가 죽었을 때 곡은 했지만 눈물은 흘리지 않았고 마음속으로 슬퍼하지 않았으며장례를 지낼 때 애도하지 않았습니다.이런 세 가지가 없음에도 그는 노나라에서 장례를 잘 치른 자로 명성이 자자했습니다.그 내실이 없는데도 그런 명성을 얻는 경우가 실제로 있으니 참으로 이상합니다."공자 : "맹손재는 죽음과 장례에 대한 앎을 넘어 그것을 모두 실천한 사람이다.장례를 간소히 치르려해도 뜻대로 하기 어렵다.그렇지만 그에게는 이미 간소히 한 것이 있다.맹손재는 태어난 이유나 죽는 이유를 알려 하지 않았고,어느 것이 중요하고 어느 것이 부차적인지 알려고 하지 않았다.변화에 따라 하나의 사물로 태어났다면,자신이 알지 못하는 변화가 끝나기를 기다..

동양철학 2024.03.13

강신주 장자수업 [29강. 현해이야기 : 삶과 죽음, 그리고 자연의 대서사시]

죽어가는 과정이란 누구나 겪을 중요하고 외로운 시간.현해 : 매달린 데서 풀려난다.건강했을 땐 삶과 죽음을 안다고 자처하고 생각이 일치했던 네 명의 친구.​-대종사자사, 자여, 자려, 자래 이렇게 네 사람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 말했다."누가 없음을 머리로, 삶을 척추로, 그리고 죽음을 꽁무니로 생각할 수 있는가!누가 삶과 죽음, 있음과 없음이 한 몸이란 걸 아는가!나는 이런 사람과 친구가 되고 싶다."네 사람은 서로 쳐다보고 미소를 지으며, 마음에 거슬리는 것 없어 서로 친구가 되었다.자여가 병이 들자 자사가 병문안을 왔다.자여 : "위대하구나! 저 사물의 만듦이 나를 이렇게 뒤틀리게 만드는구나!구부러져 등이 튀어나오고 오장이 위로 향하며 턱이 배꼽에 숨고 어깨가 정수리보다 높아졌으며목뼈가 하늘을 가리..

동양철학 2024.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