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사
남백자규 : "당신은 나이가 많은데도
왜 안색이 어린아이 같습니까?"
여우 : "나는 도에 대해 들었습니다."
남백자규 : "도는 얻어 배울 수 있는 것입니까?"
여우 : "오! 어찌 그럴 수 있겠습니까!
그대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저 복량의는 성인의 소질은 있으나
성인의 도는 없고,
나는 성인의 도는 있지만
성인의 소질은 없습니다.
내가 성인의 도를 가르치고자 하면,
아마도 그는 진짜 성인이 될 수도 있겠지요!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성인의 도는
성인의 소질이 있는 사람에게
알려주는 것 또한 쉬울거요.
그에게 알려주고서 내가 그를 지켜보면,
그는 3일이 되어 천하를 도외시할거요.
그가 천하를 이미 도외시한 후
내가 그를 지켜보면,
그는 7일이 되어 외물을 도외시할거요.
그가 이미 외물을 도외시한 뒤
내가 그를 지켜보면,
그는 9일이 되어 삶을 도외시할거요.
이미 삶을 도외시한 후
그는 '아침이 열리는 것'처럼 될 겁니다.
아침이 열리는 것처럼 된 뒤
그는 '단독적인 것을 볼'거요.
단독적인 것을 본 뒤 그는
과거와 현재를 없앨 수 있겠죠.
과거와 현재를 없앤 뒤 그는
죽지도 않고 태어나지도 않은
상태로 들어갈거요."
거목이야기 속 남백자기와 같은 인물인 남백자규.
남백자규 : 재야의 고수에게 배우고자 하지만
배우지 못하는 캐릭터,
계속 좋은 길만 찾으려고만 함.
배움을 찾아 돌아다니다
여우에게까지 간 남백자규.
여우 : 홀로 걷는 여자,
여성/소인 등 당시 사회의 질서상
밀쳐진 사람의 대표격.
노파(나이든 할머니)심에 따라
복량의(가상의 인물)를 통해
그래도 가르쳐주는 여우.
노파심(애정어린 마음) : 여성의 가장 큰 매력.
나를 걱정해주는 사람이 죽은 후 알게 되는 것 :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이 이제 없구나'.
미리 만들어 놓은 길을 걸어가는 것 == 허깨비로 사는 것.
남의 길을 걸을 때 편하니까 괜찮은 것 같지만
눈감아보면 아무것도 없다,
내가 살았다는게 없다.
자유/사랑/편안함과 마찬가지로
가르쳐줄 수 없는 도.
시키는 일만 해서 일하지 않을 때 드는 막연한 느낌.
격렬히 쉬는 이유? 내일 일하기 위해!
장자의 자유와 사랑의 길 :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
9일까지 반복되는 패턴 : '고이수지'
(알려주고서 옆에서 지켜본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는 것)
'천하를 잃음' :
세계가 지배와 복종 관계로 보이지 않는 것.
도외시 : 내게 들어온 바깥에 있던 것을
바깥으로 보내버리는 것.
외물 : 상,연봉,시급,땅,집 등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것.
황금이 귀한 이유 :
귀하다고 배우고 믿기 때문.
외물로부터 자유로우면 편해지는 삶.
외물에 대한 욕심 때문에 많이 일할 수 밖에.
연봉을 주는 사람이 원하는 일을 하며
오랜 시간을 보내는 우리.
삶을 도외시한다 : '겁이 없다'.
장자의 가르침 : '죽여라! 네가 원하는 거 난 안해!'
생사를 초월하면 죽임을 당해도 지배는 안당함.
9일까지 지켜본 후 더 이상 지켜보지 않는 여우.
안색이 어린아이같음 :
싫어하는 일을 안하므로.
혼자살아도 행복했던 여우 :
가부장적 천하 질서를 벗어나서.
동아시아 고전 중,
여성이 완벽한 인격으로 다뤄진 유일한 이야기.
견독 : 열자 이야기에서와 같이
단독적인 것이 눈에 들어옴.
시(내가 보는 것)이불견
(보려 한 것이 아닌데 대상이 눈에 들어옴),
보려고 해도 보이지 않음.
청이불문 : 들으려 해도 들리지 않음.
질 들뢰즈(20세기 프랑스 철학자)부터
구별되기 시작한
특수성(교환 가능한 것)과
단독성(교환 불가능한 것).
아이가 죽었을 때 친구들의 위로 :
'아직 젊으니까 아이를 더 낳아',
위로가 되면 바꿀 수 있었던 아이(특수성).
그러나, 죽은 아이와
새로 태어난 아이는 같을 수 없음(단독성).
이 세상은 바꿀 수 없는 존재.
단독성(Priceless), 독을 깨닫는 것이 중요한 이유.
노동자를 정리해고하는 것은
바꿀 수 있는 존재이므로.
지배와 복종의 사회 :
모든 존재가 바꿀 수 있는 대상.
단독적인 것으로 보이면 그때부터 세상이 달라짐.
인문주의자 : 단독성을 지향하는 사람.
자본주의자,경제학자 : 특수성을 지향하는 사람.
특수성의 특징 : 분류/비교/교환 가능,
공부잘하는 자식/공부 못하는 자식.
특수성의 논리 :
하나가 빠지면 다른 것으로 대체.
독을 본다 == 대체되기를 거부,
세계를 가치평가하지 않는 것,
세계를 바꿀 수 없는 존재로 보는 것:
하나하나 가격을 매길 수 없이
소중한 대우를 받을 때 느껴지는 '사랑'.
독의 가치(우리의 지향점)를 깨달은 여우.
어떤 사람/사물을 못바꾼다고 느끼면
사랑하고 있는 것.
해고안 된 배우자와 바꾸고 싶다면
사랑하지 않는 것.
사회에서 통용되는 교환논리,능력주의가
가정에도 존재하는 현대사회.
집에서만큼은 바꿀 수 없는 존재여야 하는 '나'.
집도 절도 없다 :
버려졌는데 마지막에 갈 수 있는 곳조차 없다.
집과 절을 제외하고 평가/비교당하는 냉혹한 사회.
서로의 가격을 맞춰보고 결혼하는 현대인들.
타인이 바꿀 수 없으면 나도 바꿀 수 없어짐.
조철(아침이 열림) : 밝은 곳에서 보며 사는 것.
우리는 어둠 속에 산다고 생각한 장자.
우리가 만나는 모든 존재를
특수한 존재로 보지말라.
독의 감각 : 바꿀 수 있는 존재? 바꿀 수 없는 존재?
삶을 도외시하게 되었다면 그 다음은 말을 탈 차례.
9일까지 지켜보는 감수성 :
9일째 견독 경지에 이르면 자유인, 지켜볼 필요 없음.
외물을 도외시한다는 경지,
무척 도달하기 어려운 경지이다.
가치 투자의 대가 워렌 버핏은
날마다의 시장 상황을 보지 않고
투자한다고 알려져있다.
그런데, 맥도날드 덕후인 그가
그날 장세가 좋으면 비싼 메뉴를,
그렇지 않으면 저럼한 메뉴를 먹는다란 걸
어느 TV 프로그램에선가 본 적 있다.
이와 같이 천문학적 자산을 가지고 있고
투자의 대가라고 하는 사람도
매일의 시장 상황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순 없는데
보통 사람들은 오죽하겠는가.
주식 투자의 경우,
저평가 되어 있는 걸 사서
고평가 구간에서 팔든가
아니면 가치와 상관 없이
그 기업을 사랑해서
끝까지 함께 하겠다란 마음으로
후원자처럼 투자하는게 이상적이라고 알고 있다.
그런데, 막상 해보면
결코 그렇지 않게 된다.
매일 매일의 시장상황에 따라
기분이 오락가락하다
내리면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고
오르면 팔아야 되나 조마조마하며
익절했는데 그 주식이 2배, 4배 오르면
상실감은 이루 말 할 수 없다.
주식 초보자였던 나는익절도 해보고
공모주 청약을 해서 따상도 맛보았으며
물타기를 하며 버티다
원래 가격으로 돌아온 틈을타
간신히 팔아도 보고 하면서
약간의 이익은 보는 가운데
적어도 손해는 보지 않았다.
왜냐하면 위험한 잡주,
코인은 절대 취급하지 않고
나름의 안전마진이 있는 것들만
사고 팔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돈을 벌어도
결코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그래서, 주식 투자는
마음의 문제가 해결되기 전이나
대공황급의 공포가 와서 폭락이 없는 한
하지 않기로 마음 먹고 모두 중단하였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과거를 돌아보면
10년에 한 번 정도는 대폭락이 왔었으니
그 때를 기다리며 매일, 매순간의 탐욕에
사로잡히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하니 마음이 무척 편해졌다.
투자로 돈을 버는 것도 결코 쉽지 않고
나름의 타고난 선천적 기질 내지
재능이 있어야 성공 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삶을 도외시할 수 있으면
대체로 훌륭한 사람이다.
우리는 유독 전란을 많이 겪고
식민 지배도 받았는데
이러한 혼란한 시기를 거쳐오며
우리 나라가 입은 가장 큰 손실은
훌륭한 분들이 극감이다.
특히, 일제 시대 유관순같은 분은
일제의 탄압하에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 속에서도
죽으면 죽었지 지배를 받지 않아
삶을 도외시하는 경지에 다다른
정말 희귀하고 훌륭한 분이셨다.
이름 모를 이런 분들이
어디 한 둘이었겠는가?
이런 분들이 좋은 나라가 되기까지
잘 살아남으셨다면
지금 이 나라가 이꼴이 되었을까?
이런 훌륭한 분들이 어처구니 없게
바이러스만도 못한 자들에 의해
무참히 살해되셨으니
지금 우리 나라가 비록 배불리 먹고 잘 살 지언정
어떤 측면에서 가장 한심한 지경에 다다른
매우 이상한 나라가 된 것이다.
지금에 이르러선 훌륭한 분들의 씨가 마르고 말라
바이러스만도 못한 자들이 나라를 다스리고
앞으로도 다스리겠다고 하고들 있으니
얼마나 답답한 형국인가.
진정한 사랑의 문제에 관해서
요한복음 3:16절에 다음과 같이
유명한 구절이 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자, 어떤가?
여기에 표현된 사랑과 장자가 말한 사랑을 비교해보면?
우선, 세상을 사랑한다는
저 하나님이란 존재는
결벽증 중환자로서
세상을 물과 불로 심판하겠다고 난리를 쳐대
이미 한 번은 물로 심판해서
노아의 방주에 탄 생명들만 구원을 했다고 한다.
나머지 생명들은 하나님이란 살육 기계에 의해
무참히 학살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불로도 심판하겠다고 한다.
노아의 방주는 불심판에 대한 일종의 예표로서
불심판에서 구원받는 자는 극소수란 주징도 있다.
물론, 대부분의 크리스찬은 자신은
불심판으로부터 면할 방주에 올라
영원한 천국의 복락을 누릴 것이라 믿고 있지만.
사랑해서 믿어야 하는 독생자를 준다?
아니, 도무지 믿지 못할 것을 믿어야
구원을 얻는데 이게 무슨 사랑인가?
결국, 하나님이란 광적 존재는
도무지 믿지 못할것마저 믿을 수 있는
맹목적인 사람들만을 품고
자유로운 영혼은 영원한 지옥으로
버리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하나님이란 미친 절대자가 없다면 다행이겠으나
만약, 있다면 99%, 아니 99.99999%의 생명체에겐
대재앙이 닥친다고 봐야할 것이다.
흔히들 내 돈내고 내가 하는건데
뭣하러 참견이냐 하며
마구들 자원을 남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남용도 자기가 하고 싶으면 하는 것이니
주제 넘게 말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그거 아는가?
한 사람, 한 사람의 남용으로
대체 불가능한 소중한 자연은
조금씩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을?
남용에 대해 법적, 윤리적인 책임은 없을지언정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파괴하는
공범이란 사실로부턴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아무것도 안하고 살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낌없이 소중한 것을 주는 자연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는 남용을 하지 않는 것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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