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철학

강신주 장자수업 [19강. 성심 이야기 : 광막지야에서 장자가 본 것]

dirigent21 2024. 3. 10. 17:22

-제물론

대저 성심(이루어진 마음)을 따라

그것을 스승으로 삼는다면,

그 누군들 스승이 없겠는가?

어찌 반드시 변화를 알아

마음을 스스로 선택한 자만이

스승이 있겠는가?

우매한 자에게도  스승이 있다.

아직 마음에서 이루어진 것이 없는데도

시비가 있다는 것은

'오늘 월나라에 갔는데

어제 도착했다'는 궤변과 같이

터무니 없다.

이는 있지도 않은 것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어서,

있지도 않은 것을 있다고 여기면

설령 신비한 우임금이라도

알 수 없는 일일텐데,

나 또한 어찌하겠는가!


성심의 핵심 : 정착민적 마음,

성심이 있어야 시비가 있다.

인문학을 공부하는 이유 : 더 넓게 생각하기 위함.

성심 : 이루어진 마음, 선입견.

여행을 못 가니까 책을 보는 것, 가성비 높은 책.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경험은 여행 경험.

소요유, 유목민에서의 '유' :

피라미드 없는 곳에 대한 장자의 감각,

누구나 도망갈 수 있지만 안 가는 것일 뿐.

헤로도토스('역사'를 집필한 고대그리스 역사가)의 저서 중

4번째 스키타이(BC 6세기 ~ BC 3세기경

남부 러시아 초원지대에서 촬약한 최초 기마유목민족)편,

잔인했던 스키타이의 덕목 :

들이 추적하기로 작정하면

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고,

그들이 도망가기로 작정하면

누구도 못 잡는다.

자유란? 도망가서 잡히지 않는 것.

왜 너는 광막지야(국가의 지배를 받지 않는 곳)에서

노닐지 못하는가?

유목민은 도망간다는 생각 없이

그냥 옮겨가는 것.

중앙유라시아의 제국이 금방 붕괴하는 이유?

국민들이 사라지므로.

한 시간이면 떠날 수 있는 유목민 vs.

복잡한 절차와 많은 짐의 정착민.

관심 가져보면 좋을 유목민의 전통.

정착 생활을 하는 사람은 피할 수 없는 시비.

회사에서의 갈등 : 누가 나가냐의 게임,

CEO가 뭐같으면 떠나면 그만.

내 삶마저 떠날 힘이 있는가?

중국 점령 후 북경 자금성 정원에 천막을 친 몽골 제국,

정착 국가의 상징인 자금성에 적응하면

같이 공격받을 수 있으므로.

황실에 적응하면 도성과 함께

후손들이 죽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

천막에서 자는데 익숙하면

궁궐을 떠나도 살 수 있는 법.

빈 배 이야기에서의 빈 배 : 성심이 없는 상태.

장착게임에 빠진 정착민적 마음 : 여긴 내 고향, 내 집.

수천년 전부터 갖가지 생명체가 뛰어다녔던 땅인데

내 땅이 어디에 있나? : 인간이 가진 최악의 오만.

최초로 울타리 치고 그 땅을 팔았던 사람이 문제.

땅은 소유하는 것이 아닌 잠시 머무는 곳,

어디에나 있을 수 있지만

어떤 곳에서는 잠시 머무는 것일뿐.

36계중 제 36계(주위상) :

달아나는 것이 가장 좋은 계책이다.

장자의 자유 : 떠날 수 있는 힘,

유목민 텐트의 가벼움을 간과하지 말 것.

집에 불이 났는데 그 집에 10톤의 황금이 있다면?

권세, 황금 등 가진 것들에 의해 죽어버리는 것.

누군가 새로 오면 질투하는 정착 사회,

새로 온 사람을 환대하는 유목민들.

진상이 오더라도 내 땅이 아니라

쉽게 떠날 수 있으니 그냥 떠나면 그만.

황금, 집, 땅의 입장 :

너희들은 내가 잡고 있는데

너희들은 나를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

장자에게 에베레스트산인 혜시,

공자는 동네 뒷산 정도.

혜시의 '오늘 월나라에 갔는데 어제 도착했다' :

어제 그 사람을 생각하고

오늘 그 사람을 보러 가는 것,

어제 내 마음은 당신에게 가 있었고

오늘 당신 곁으로 왔다란 의미.

혜시와 장자 사이의 미묘한 연속성과 단절 :

혜시를 다 부정하지 못했지만

혜시의 한계를 돌파하고 독립한 장자.

중국에서 최초로 땅의 소유와

세습 국가를 처음으로 만든 하왕조 우임금 :

정착민적 마음의 시초.

소유의 원칙 : 소유물이 나보다 일찍 죽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죽지도 않는 땅을 가지고

뭐하고 있는가?

모두가 '내 것'을 주장하는 세상,

짐승과 사람이 지나다니고

새가 날아가는 곳에 지어지는 아파트.

가질 수 없는 것들은 가지고 있는 사람들.

설령 신비한 우임금이라도 알 수 없는 일일텐데,

나 또한 어찌하겠는가 : 우임금에 대한 돌려까기.

춘추시대(청동기 시대, 전차, 귀족만 전쟁에 참여),

전국시대(철기 시대, 기마병, 농민들까지 전쟁에 참여).

전국시대 : 새로운 시대에 맞춰

새로운 정착성을 도모하자!

원주민이 살던 곳에 들어오는 신도시 :

기존 원주민에게 손해가 발생하나

이를 주장하는 원주민도 정착성을 가짐.

신도시개발은 선입견이 없어 보이는 느낌 vs.

원주민에겐 선입견이 있을 것 같은 느낌,

새로운 정착성과 낡은 정착성의 싸움일뿐

변화를 이끌어 가는 쪽에도 성심은 있다.

시비 다툼이 벌어지면 정착 본능이 있는 것.

스키타이의 덕목, 약한 자들이 자유를 구가할 수 있는 유일한 힘 :

도망가기로 작정하면 아무도 잡을 수 없다.

유목민 정신 : 가진 것이 없기에 가볍게 떠날 수 있는 경쾌함.

쓸데없이 소유물에 집착하여 공멸하지 말라.

직장에 새로운 사람이 오면 내 회사인척 하지 말라.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듯

똑같은 놈들끼리 싸운다는 말이 있다.

물론, 먼저 시비를 걸고

싸움의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쪽이 있으니

빌미를 제공한 측이 더 나쁜 것은 맞다.

그런데, 어느 한 쪽이 파멸에 이르기까지

죽도로 싸우는 것은

같은 레벨의 성심이 있기 때문이다.

소유권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인정하는 권리이다.

그런데 그 나라에 살면서

땅 소유가 말이 되냐를 외치며

니 땅 내 땅이 어딨냐를 외쳐봐야

아무 소용 없다.

그럴려면 소유권이 인정되지 않는 나라나

아무 인프라가 없는 광야로 가서 살아야만 할 것이다.

장자가 자유로이 떠나라 했으니

다 부정하고 광야로 떠나겠단

순진한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장자가 노닐던 시대와는 달리

지금은 거의 모든 곳이 이미 성심의 천국이며

돈맛을 아는 자들로 우글거리므로

순진한 생각으로 막상 떠나면

개고생만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나 역시 돈, 수도, 전기, 가스, 의료 등

각종 인프라에 길들여져 있어

자연인으로 살아남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어찌보면 자본이 길들인

인프라의 노예로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언젠가 죽기 전에 힘이 남아 있을 때

언제 어느때든 내가 지내고 싶은 곳에서

맘껏 자연을 즐기겠단 로망은 있다.

아마도 그 때는 혹여 내 아내가 먼저 죽거나 아님,

뜻하지 않게 헤어지든지 해서

나 혼자 쓸쓸이 남았을 때가 아닐까 생각한다.

어쨋든, 가장 이상적인 삶이란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고 자유로이 살아가는 것이다.

엄청나게 많은 부를 축적해서

세계 각지의 좋은 숙소를 전전하며

살아갈 수 있는 것도 답이 될 순 있다.

이에 대한 답은 각자가 찾아야 한다.

나 역시 이에 대한 답은 찾지 못했고

어쪄면 죽는 순간에 이르러서야

영원한 자유를 얻을지도 모른다.

다만, 조금이라도 이상적인 자유에

가까운 삶을 사는 법을 알아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