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훈

인생은 순간이다 [5]

dirigent21 2024. 6. 12. 11:03

5장. 비정함 속에 담은 애정


리더는 부모다.
자유로웠던 가풍 덕에
온전히 '나'라는 인간으로 자랄 수 있었으리라.
누군가의 명령에 얽매이거나
남들처럼 살아야 한다는 의식이 없었다.
아버지 없이 여자 혼자 일곱명이나 되는 자식을
키워야했기에 오늘이 가장 중요했다.
오늘 살아남지 못하면 내일을 감히 생각할 수 없었다.
가난 속에서 어머니는 언제나 
매일 사력을 다하며 살았다.
과거를 돌아보며 슬퍼할 새도 없었다.
나는 그런 어머니의 성정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어려서부터 가족들 간에 이래라 저래라 
간섭을 하지 않아
일찍이부터 자기 삶은 
스스로 꾸려가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으리라.
주변에 신경 쓰지 않고 입이 무거운 내 성격은
타고 났다기 보다 자라면서 자연스레 형성되었다.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고 수없이 많은 자식을 품으며
비로소 어머니의 비정한 애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비정함이야말로 진짜 애정이다.


'나'라는 물병 안에서 살아라
리더란 옆이 아닌 앞을 보는 인간.
아이디어가 나오면 주위를 보지 말고 그냥 움직여라,
세상에 맞추지 말고 불평불만이 많든 
생각한 아이디어대로 하라.
욕을 먹는다고 해서 사람들이 원하는대로 맞춰버리고
세상이 원하는 대로 따르면 
조직을 제대로 만들 수 있을까?
어떤 조직, 어떤 순간에 있어도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 일을 해야.
물병이 하나 있다.
병 속에 있는 물이 나, 바깥이 세상이다.
바깥이 시끄럽고 비난한다고 해서
내가 나가면 물은 그대로 사라져버린다.
더 이상 '내'가 아니게 되어버려
'나'란 인간이 온데간데 없어지는 것이다.
무슨 일이 있건, 밖에서 뭐라고 떠들던
나는 그 물병 속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물병 속에서 물을 살리는게 내 역할.
리더는 참고, 견디고 이겨내는 사람이다,
그러니 외롭고 고독할 수 밖에 없다.


살기 위해 일하는 것만큼 치욕스러운 게 없다.
나는 단연코 일하기 위해 살았다.
정확히 야구를 하기 위해 살았다.
살기 위해 일하다 보면 비굴해지는 순간이 많다.
내 목숨을 부지하려면 바깥에서 들려오는 이야기와
타협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하기 위해 살면 바깥에 신경쓰지 않고
일에 매달려 필사적으로 살 수 있다.
자기 뜻을 확고하게 관철하며 일하기 위해 살았기에
아부를 한다든지 세상 사람들에게 맞춰준 적 없어
주위에 점점 사람이 없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나는 나이고 내 것은 내 것이어야 한다.
남의 이야기에 흔들리면 갈 데가 없다.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고 나서 잘리면 속이 시원하다.
처음부터 세상과 타협하며 살았다면
제대로 해낸 일이 없기에
오히려 지금보다 더 큰 비난을 받았으리라.
자꾸 자기 뜻을 꺾다 보면 
떠날 때가 되어서 남는건 한스러움.


부모는 자식을 버리지 않는다.
마지막에 자식이 다 컸을 때 
자기 인생이 끝나고 그게 리더다.
선수가 실책을 저지르는 것은 전부 감독 탓이다.
감독은 선수 수준을 올려줘야 하는 사람이므로 
실책은 선수 수준을 올리지 못한 감독의 문제.
선수를 혼내지말고 
그런 실책을 저지르지 않도록 고치는게 관건.
그러면 실책에 대한 의식이 사라지고 
죄책감이나 두려움 없이 자기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됨.
그러면 조직은 그 선수 한 명을 다시 살려놓은 것.
요즘은 모든게 스피디해서 
처음부터 선수를 그 선에 갖다놓고 평가.
한참 더 걸어올라와야 할 사람을 
무작정 기준선에 글렀다고 평가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버린다.
꼴찌 팀을 1등으로 만든 비결이 뭐냐는
문재인 대통령의 질문에 대한 대답 : 
"부모가 자식을 버립니까? 안 버리죠. 
그게 기본 자세에요."
대통령이 국민을 버리면 안되고
대통령에게 국민이란 
자기 자식인데 모든 걸 바쳐야 하고
그게 리더라면 응당 가져야 할 마음이다.
요새는 야구뿐만이 아니라 정치인이고 조직이고
모두 사람을 살리는게 아니라 
버리는 조직이 되어버렸다.
제대로 프로세스를 배우지도 못한 조직원을 
세상에 내보내고
성과가 낮거나 기대했던 만큼 해내지 못하면
쓸모가 없다면서 쉽게 버리고 더 나은 인재를 찾음.
다들 리더의 사명감이란 것을 잊고 사는 게 아닌가 싶다.


자신을 전부 바치는 리더가 사람을 살린다.
리더는 자기를 전부 희생해서라도
아랫사람을 살리고, 
조직을 살리겠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어느 순간에 있든 미래를 봐야 한다.
사람은 어떻게 키울지, 
조직은 어떤 모습을 목표로 나아갈지
생각하며 끈질기게 방법을 찾고 실천하고 성과를 내서
조직을 발전시키는게 리더의 숙제.
자기의 사적인 시간을 
아랫사람을 위해 다 바칠 수 있어야 리더.
전력투구해서 사람을 키우는 게 리더의 기본.
리더는 끈질겨야 한다.
'엄청나게 한다, 반드시 한다, 
될 때까지 한다'가 기본 의식.
리더는 사람마다 잠재능력이 다르니
그 사람이 가진 만큼의 잠재 능력을
모두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것.
잠재 능력을 아직 발휘하지 않는데도
'원래부터 못하는 선수'라 단정지으며 버리는데
요즘 정치인들도 크게 다를 바가 없어 나라가 시끄럽다.
리더란 한 발 한 발 맞춰가며 더 높은 곳으로 
아랫 사람을 올려다줘야 하는 사람.
처음엔 불평하겠지만 
어느 지점에 다다르면 리더의 본심을 앎.
'이 사람은 진짜 날 위해 그랬구나'라며 
마음으로 고마워함.
결과가 나오면 결과를 내기 위한 프로세스가 
반드시 필요한 것도 깨달음.
리더는 아랫사람에게 필요한 모든 프로세스를
전수해 주며 키우는 것,
그들 전부가 프로세스를 갖게 만드는 것,
결과를 내기 위해선 
프로세스가 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해 주는 것,
이 세 가지를 전부하면 조직은 어마어마하게 강해진다.
마지막에 자식이 다 컸을 때 
비로소 자기 인생이 끝나고 그게 리더다.


나만 살려는 것만큼 비참한 인생이 없다.
일이란 신념을 가지고 강한 의지로 
자기 목적을 달성해야하는 행위.
일이 아니라 살아남는 걸 목적으로 삼으면 
약해지는 신념,
위에서 하는 말, 옆에서 하는 말에 흔들려 
뜻대로 일을 못함.
징크스는 반드시 이기고 싶다는 열망, 집념.
어쩔 수 없이 손가락질 받아야 한다면 
위에서 받는게 리더다.
나 혼자 살겠다고 
무조건 위에 맞추고 아부하면 조직은 길을 잃음.
리더는 배고 아랫사람들은 물이다.
위에서 끌어올려 주기만 기대하고 의지하는 배는 약함.
밑에서 물이 받쳐주면 계속 떠서 나아갈 수 있다.
윗사람이 아끼는 리더가 아닌, 
아랫사람들이 신뢰하고 받쳐주는 리더가 훨씬 강함.
위에 아부해서 출세한 사람들은 
자기 생명을 걸고 일하지 않으니
나중에 보면 결국 사라져 있음.
남에게만 책임전가하고 나만 살려는 잇속다툼에 
문제 해결이 안되니 세상이 어렵다.
인생에서 제일 비참한 게 아부하고 
남들에 맞춰주다 잘리는 것.


술 한잔을 함께 마실 수 없는 자리
한국에 발을 디디며 품은 결심.
제일교포 학생야구단으로 처음 한국에 왔을 때
김포공항->영등포 이동 중  길가에 쓰러진 사람에 
아무도 관심가지지 않는 것을 보고
이 나라에서는 누구에게 기대지말고 강해야겠다 결심.
인생에서 한가운데에 서본 적 없었다.
한 발만 물러서면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져 죽는다 생각한 모퉁이 인생.
조국인 한국에선 '쪽발이', 
나고 자란 일본에선 '조센징'으로서
파벌, 연줄 없이 아부할 성격이 아니니 
살 길은 강해지는 것 뿐.
리더는 흔들려도 흔들림을 보여줘선 안됨.
감독의 불안이 선수들에게 전해지면 
시합 전부터 진 것이나 마찬가지.
고독을 자처하며 약점도 불안도 철저히 숨겼다.


홀로 걷고, 홀로 이겨내는게 리더.
내게 찾아온 시련은 내가 속한 조직, 
사회가 아닌 온전히 개인의 몫.
핑계를 대다 보면 사람은 힘을 잃는다.
누구보다 치열하기 자기 관리 해야 하고 
절체절명의 순간에 혼자 결단을 내려야 함.
아랫사람들은 다 내 뒤에 숨기고 
혼자 비난을 받아내는게 리더의 역할. 
보통은 무언가를 함께하면 친구가 되는데 
50년간 야구를 해와 라이벌만 잔뜩 남음.
상대방이 언제 라이벌이 될지 모르는데 
나를 다 보여줄 수 없음.


진정한 리더는 존경을 바라지 않는다.
진정한 리더는 현역 때 존경을 받지 않는다.
존경받는 감독, 리더란 사실 일을 못하는 사람.
존경 대신 신뢰를 받아야 한다.
첫 시합은 상대가 아닌,
신뢰를 놓고 겨루는 우리 팀 선수들과의 싸움,
결과를 내면 자연히 돈이 따라오니 
선수들은 리더를 따르고 신뢰.
지는 사람에게는 돈이 오지 않는다.
돈이 있어야 행복하지, 돈 없는 가정이 행복할 수 있나?
존경은 모든 것을 마치고 헤어진 다음, 
세월이 지난 후에야 받는것.

단 하나의 순간이라도 놓쳐서는 안 된다.
룰 안에서 하는 일이라면 옳고 그름, 좋고 나쁨이 아닌
성공과 실패만 있고 비즈니스의 세계도 그렇다.
룰 안에서라면 어떻게든 이기기 위한 

수단과 방법을 찾는 게  리더가 해야 할 일이고 사명.
이길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해야 하고 
오늘 장사가 잘 된다고 내일도 잘되리란 보장은 없다.
나는 순간순간 최선을 다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감독은 아버지여야지 할아버지가 되면 안된다.
정은 깊기에 더 멀리해야 하는 것.
누군가를 키우러면 불쌍하다는 생각은 없어야 한다.
리더는 아랫사람과의 사적인 정이 

깊어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나는 겉으로는 냉정해 보여도 속은 그렇지 못하다.
부모의 마음이 약해지고 흔들리면 
자식은 성장할 수 없다.
오냐오냐하면 순간이야 좋을지 몰라도 
멀리 보면  미래를 죽이는 것.
넘어진 자식이 혼자 힘으로 일어설 수 있도록 지켜봐야.
프로면 원리원칙상 버리는 건 버려서
선별된 선수를 영재급으로 성장시키는게 효율적이지만
선수 모두가 내 자식이어서 버리지 못했다.
가깝게 지내면 서로 용납하는게 많아지니
리더는 어느 정도 신비로워야 한다.


김성근 감독님의 리더십의 핵심은 진정성이라 본다.
진정성만큼 큰 힘은 없다.
오늘날 기업에서 MZ를 포용하겠다면서
갖가지 회유책을 강구한다.
그런데, 영리한 MZ들은 비웃을뿐이다.
진정성 없는 기만책은 아무 소용 없다.
오늘날 각종 조직의 가장 큰 문제는
진정한 리더들의 절대적인 부족이다.
그런데, 역사를 돌아보면 진정한 리더는
항상 부족해왔다.
그러니 반드시 오늘날의 문제라곤 할 수 없겠다. 
리더는 타고나기도 하지만
길러지기도 하는 것인데
특히 오늘날은 리더가 길러지기엔
너무나 척박한 토양이다.
게다가 리더를 떠받칠 물도 탁하고 부족하다.
어려서부터 스스로 문제를 찾고
결핍을 경험하는 가운데 극복 성공스토리를
만들어가야 하는데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서
모든게 갖춰져 있으니 그러하지 못한 것 같다.
물론, 이 얘기는 어디까지나 평균의 관점이지
아직도 가난에서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은
많으니 그런 사람들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
요즘 (중위 소득 수준 이상의) 사람들은
돈없다 돈없다 징징대지만 자기 몸뚱이가 편하거나
남한테 잘 보이기 위한 돈은 아무 생각 없이 막 쓴다.
이 물건이 꼭 필요한 것인지,
이 물건이 얼마만큼의 쓰레기를 만들 것인지
전혀 생각하지 않으면서.
난 배달 음식은 거의 먹지 않는다.
배달 음식이 비싸고 몸에 안 좋은 것도 있고
배달 과정에서의 수많은 쓰레기 등을 고려하면
내 몸뚱이 하나 편한 것 이외에는
장점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선 비록 훌륭한 리더도 꼰대 취급을 받고
이상한 리더도 꼰대 취급을 받으니
훌륭한 리더가 설령 있다해도
자괴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참으로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 있는
현대 사회의 어두운 면이 아닌가 생각한다.
얼마 전 미운우리새끼 최진혁 편에서
최진혁을 참교육시키는
김종국이 나와서 재미있게 봤다.
https://www.youtube.com/watch?v=WkEuC_2o0yQ

 
나는 김종국과 상당히 비슷하다.
물티슈는 거의 쓰지 않고 옷도 거의 안 사는데다
전기줄은 가능한 완전히 뽑고
눈에 보이는 한 전등도 켜지 않는다.
냉장고문은 어떻게 하면 자주 열지 않을까를 고민한다.
사실 이게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들이 김종국의 절반만 본받아도
상당한 양의 돈, 전기, 쓰레기를 줄일 수 있고
이 지구를 살리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다.
기후문제 해결을 위해 어떻게 하면 소비를 줄일지부터
먼제 생각해야 하는게 정상인데
금권주의자들은 기후문제를 이용해
자신들의 배를 불리는데 혈안이 되어 있으니
악당 트럼프가 지구온난화는 음모라는
개소리를 해대며 화석연료를 맘놓고 태우자고
선동질을 해대는 것이다.
 
얼마 전 재미있는 컨텐츠를 봤는데
대체로 훨씬 가난하다고 생각한다는 내용이다.
통계상으론 나는 분명 5% 이내의 상위층인데
상위층이란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하고
나의 평상시 씀씀이나 삶의 방식은 하위층 정도이다.
나를 위한 물건을 산 게 언제였더라 생각할 정도로
적어도 1년간은 온라인에서  책 3권
(회사지원금+걸음적립포인트)과
저렴한 고글이외에
나를 위한 물건을 주문한 기억이 없다.
 
https://www.youtube.com/watch?v=oRjJng2je_Y

 
https://www.youtube.com/watch?v=wZPpIxAoSPg

 
비록 세상에 잉여 자원이 넘친다하더라도
스스로 절제하며 결핍을 이겨내는 과정은
기본 중의 기본이며 그러한 과정 속에

인내심도 길러지는데 그러한 인내심이 리더로서,
혹은 리더 하에서 발휘할 기본 덕목인 것이다.
물론, 1차적인 문제는 인내심이라기 보다
훌륭한 리더가 길러지지 못하는
교육, 사회 환경이라고 할 수 있겠다.
18년 가까이 직장 생활을 했지만
위에는 아부하지 않고 오롯이 비난을 받아내며
진정 아랫 사람의 성장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김성근 감독님 같은 리더는 거의 만나본 적 없으니
얼마나 리더가 부족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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