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 : 마음을 가다듬고 비운다.
안연(안회) : 공자의 수제자
군주 : 우리가 만나는 모든 존재의 상징
-인간세
안회 : "저로서는 이제 더 생각해 낼 도리가 없습니다.
방법을 가르쳐주세요."
공자 : "재계하라!"
안회 : "저는 가난하여 여러 달 동안 술은 커녕
양념한 음식도 못 먹었습니다.
이 경우 재계라 할 수 있습니까?"
공자 : "그런 것은 '제사 지낼 때의 재계'이지
'마음의 재계', 즉 심재는 아니다."
안회 : "심재란 무엇입니까?"
공자 : "너는 '마음의 방향'을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
귀가 아닌 마음, 마음 아닌 기(기운, 분위기)로 들어라!
귀는 소리를 들을 뿐이고,
마음은 부합되는 것을 알 뿐이다.
기는 비어서 타자와 조우하는 것이다.
도는 오로지 비움에서만 깃들 수 있는데
이러한 비움이 바로 심재이니라."
안회 : "제가 심재를 실천하기 전에는
저라는 자의식이 실재처럼 존재했습니다.
그런데 심재를 행하니
자의식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는데
이것이 비움입니까?
공자 : "이제 되었다. 위나라에 들어가 노닐 때,
너는 명성 같은 것에 영향을 받아선 안된다.
들어오면 울고 들어오지 않으면 멈춰라."
문도 언덕도 없애라.
너의 집을 하나로 만들어
부득이에 깃들 수 있다면 괜찮을 것이다."
'비운다' : 자의식을 버리는 것.
수용을 잘 못하는 이유 : 강력한 자의식.
귀 -> 마음 -> 분위기 :
마음을 비워서 타자를 만나는 과정.
전국시대 전설적인 지식인 :
공자, 맹자 같은 귀족 중심의 유학자들.
논어 "애인"에서의 인(귀족) <-> 민(민중),
애인이란 귀족끼리 사이좋게 지내는 것.
공자를 비판한 묵가 :
겸애(계급, 성별을 떠나 모두가 사랑하는 것,
민중까지 아울러 사랑해야).
이념을 가진 철학가는 유가와 묵가,
정치가 내지 정치공학에 가까운 법가 :
부국강병을 끌고 갔던 세력.
묵가의 주장 :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사병들,
비공(공격을 비판, 전쟁 반대),
부국강병시대에 맞지 않는 이념.
장자가 하고 싶은 말을 공자에게 시키는 것,
공자 스스로 자신의 유학 사상을 해체하는 격.
그 당시 공자는 유명한데 문맹률이 높아
책 읽는 사람은 없는 상황,
따라서 공자를 빙자한 말이
가짜뉴스처럼 먹히기 쉬움.
48가지 이야기 중 주인공이 공자라면
장자가 만든 이야기일 가능성이 큰 것.
유학의 기본 정신 : 강력한 자의식,
유연성보다는 선비의 기질을 강조.
장자에 의해 상반되는 공자의 가르침 :
흔들리지 말라 vs. 마음을 비워라.
시선의 정치 경제학(정치적, 경제적 측면이 있는 시선) :
보는자(우월한 자), 보이는 자(열등한 자).
군주 앞에서 인사하는 이유 : 나의 목을 쳐도 된다.
인사 : 서로를 살피는 동물적 본능을 제도화한 것.
자본주의 발달 == 보이게 하는 것
(어떻게 하면 가능한 많은 것이 보이게 할까).
보이는 것만 가질 수 있는 인간,
향기(음악)는 못가져도 향수(음원)는 가질 수 있다.
시선에 대해 부정적인 장자,
눈 감는다 == 수용한다는 느낌.
한자의 성(성인 == 듣고 말하는 사람) :
귀가 먼저, 입은 나중,
귀가 긴 동아시아의 성인들.
듣는다 == 말하지 않는다,
들으면서도 마음속에 입이 있는 사람들.
말하면 편한 이유 : 말함으로써 고통이 대상화되므로.
고통을 이야기하려면 고통에서 멀어져야 한다!
고통이 있을 때 누군가에게 묘사/설명하는 순간
남의 이야기처럼 거리가 생김.
상대방이 잘 들어줄 때 내 짐을 가져가는 느낌.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격식이 허례허식이란 걸 알고
상갓집에서의 태도가 달라짐.
한자의 사(생각, 누군가에 의해 밭처럼
내 마음일 갈렸다, 마음에 파인 고랑) == 사모한다,
배추를 뽑아도 고랑은 남듯 그리워한다는 의미.
경험이 없는 상태에선 마음으로 듣지 못하고
귀로 들을 수 밖에 없는 상태!
마음으로 부합된 걸 듣는다 ==
골이 파인만큼 새로운 것이 흘러들어올 수 있다는 것.
다 겪는다고 생각하면 덜 힘든 고통,
누군가 힘들어할 때
혼자만 힘든 게 아니란 걸 보여주면 힘이 됨.
마음으로 듣는 것도 결코 쉽지 않은 일.
마음에 부합되는 것(라디오 주파수가 맞은 것),
그런데 주파수가 맞지 않은 영역에서
찌지직거리는 소리는 어떻게 들을것인가?
정확하게 부합되는 골은 없지만
미루어 짐작해서 주파수를 잡는 것.
직접 경험한 주파수 사이에 있는 것들을 잡으려면?
분위기로 들어야 한다!
서무귀, "하나의 비파를 대청에,
다른 비파는 거실에 놓고, 궁음을 치면 궁음,
각음을 치면 각음이 반응하는 것은
음률이 같기 때문이다(공명)."
단순한 소리굽쇠와는 달리
하나의 진동수로 정해지지 않는 사람.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있을 때
진동수가 맞으면 소리가 나고
마음으로 들을 수 있다.
그런데, 진동수가 서로 안 맞는다면?
그 사람의 말만 듣거나
내 경험만으로 추정하지도 말고
분위기(주변을 감싸고 있는 기운) 파악을 잘하자.
우리는 자신의 주파수에 고정해 놓고
기다리기만 하는 건 아닐까?
우리가 아는 것 : 온몸으로 경험이 쌓이면
유사한 경험을 한 사람들과 소통,공감할 수 있다.
한 단계 더 나아가 공명 현상을 아는 장자.
득이 : 멈추려고 했는데 멈춰짐 <->
부득이 : 멈추려고 했는데 멈출 수 없음.
부득이(동아시아의 감수성) :
없다고 부정할 수 없는 상대방의 마지막 주파수,
귀/마음/분위기로 듣는 것을 응축한 개념.
아이의 출가, 부모님 상, 부부 중
한 사람이 먼저 떠나는 것은 부득이한 일.
노력해보아도 끝내 멈출 수 없는 지점에 이르거든
거기에 스스로 깃들어야 한다.
우어부득이 : 자신을 부득이에 깃들에 맡긴다
== 위나라 군주에게 주파수를 맞추는 것.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지력이 약해지는 경험을 하니
지력이 충분치 않은 사람들의 입장이
마음으로 이해된다.
젊은 시절의 나는 자의식의 끝판왕이었다.
공부를 못하거나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서
하기 싫어 징징대는 사람들을 한심하게 여겼다.
그런데, 내가 점점 그리되어감을 보니
노력해도 안되거나
노력하고 싶어도 그게 안되거나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한데
헛수고를 하기 싫어서 그랬다란게
정확히 이해되기 시작했다.
정확히 이해가 안되는데
함부로 이해한다는 말을 하면
안된다는 말을 들었던 것 같다.
즉, 남의 주파수 파악을 잘해서
정확하게 튜닝하여 공감할 능력이 안되는데
어줍짢은 튜닝으로 적당히 맞춰서
이해했다고 단정하거나
이해하는 척 했다간
더 큰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
그 땐 그냥 은근 슬쩍 넘어가거나
내가 모자라서 모르겠다고 하는 편이 낫다.
장자가 부득이에 깃들이라고 했다고
심재도 안되었으면서
함부로 깃들여선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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