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음악

하이든(Haydn) : 천지창조(Die Schöpfung)

dirigent21 2024. 3. 9. 19:52

하이든 천지창조는 교회 성가대 및

수 차례의 정기연주회를 통해 매우 친숙한 곡이다.

하이든하면 보통 교향악의 아버지,

놀람 교향곡 등만 알기 쉬운데

음악에 문외한이었던 나에게

하이든의 위대함을 일깨웠던 곡이다.

천지창조란 말은

다분히 유일신에 기반한

사막종교(기독교, 이슬람)에 뿌리를 두고 있다.

(물론, 어떤 절대자가

이 세계를 만들었다고 믿는

다른 종교나 신념에도 그 뿌리를 두고 있을 것이고)

창조론을 믿든 진화론을 믿든 신념이나

종교를 떠나 심각하게 고민하지 말고

순수하게 동화적 관점에서

이 작품의 아름다움을 즐기면 된다.

이 위대한 걸작을 듣고 있으면

지식을 쌓지 않은 인간이 순수한 그 모습 그대로,

장자가 꿈꾸던 그 세상에서 살아갔으면

어땠을까란 생각이 든다.

물론, 이러한 이상적 세계는

누군가의 강력한 호위하에

유일한 선남션녀 1쌍만이

순수하게 살아갈 때에만 가능할테지만.

인간은 가장 신적이면서 동시에 가장 추잡한 존재이다.

자연에 순응하며 사는 다른 존재와는 달리,

자연에 역행하면서 지구를 파괴하는 것도 모자라

같은 종족 내지 다른 종족을 온갖 방식으로 괴롭게 하는

이런 추잡한 존재가 어떻게 생겨났는지는 알 수 없다.

영화 프로메테우스에서의

엔지니어와 같은 존재가 유전자 변형으로 인간을 만든 것인지,

아니면 정말 오랜 세월의 진화끝에 저절로 생겨난 것인지.

셩경에서 에스겔서 도입부를 보면

마치 UFO를 연상케하는 적나라한 묘사가 나온다.

어쩌면 야훼란 존재는 프로메테우스의 엔지니어와 같이

계획적으로 인간을 만들고

성경을 쓰게 하여 인간을 괴롭게하기도 하고

써로 치열하게 싸우도록 하는

짖궃은 존재가 아닐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도 해본다.

아무튼, 천지창조를 듣고 있으면

순수한 어린 시절로 돌아가

한 편의 동화책을 읽고 있는 느낌이 든다.

곡 해설은 이 분의 얘기를 들어봐도 좋을 것이다.

참고로, 난 이 분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천지창조 컨텐츠를 찾던 중 우연히 발견하였고

이 분이 이끄는 콜레기움 보칼레 서울이란

연주 단체의 연주 컨텐츠도 접하게 되었고

아래에서 이 분의 연주에 대해 살짝 분석을 할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5HBahCf4Nq4

 

1. 네빌마리너

하이든, 모차르트 작품 해석을 잘하는

바이올린 연주자 출신의 명지휘자이다.

성마틴아카데미는 아마데우스 등에서 삽입된 음악을 통해

과거에는 널리 알려져 있었다.

하이든 천지창조를 처음 접할 때

가장 처음 접했던 음반이 바로 이 필립스 판이다.

이 음반에선 바리톤 독창자로서 피셔 디스카우가 출연한다.

원전 연주 단체에 비해 합창이 완벽하지 않지만

오케스트라 및 해석은 워낙 훌륭하여 들을만하다.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OLAK5uy_mwRd0mamAaSVhkt8n51pUJeHuSAvGqQaY

 

Haydn: Die Schöpfung (The Creation)

 

www.youtube.com

 

 

네빌마리너의 다른 음반도 있다.

이 음반은 나도 가지고 있는데 성마틴아카데미 연주는 아니나

이전 음반과 비슷하게 훌륭하다.

여기엔 소프라노 솔로로서 바바라 보니가 출연하는데

정말 훌륭하다.

바바라 보니와 같은 목소리가

이런 음악에 매우 적합하고

개인적으로 선호한다.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OLAK5uy_lucbgkXjcHOC4DEUxK7BBKkSY6p1AwDzo

 

Haydn: Die Schöpfung Hob.XXI.2 · Oratorio in 3 Parts (The Creation)

 

www.youtube.com

2. 가디너

음질이 매우 뛰어나고 해석 및 연주 품질도 뛰어나다.

가디너 특유의 화끈한 악센트가 돋보이기도 하다.

소프라노 독창자로서 실비아 맥네어가 나오는데

바바라보니와 마찬가지로

이 분야 음악에 매우 어울려 자주 접할 수 있는 독창자이다.

네빌마리너의 메시아에서 독창자로서

매우 훌륭한 연주를 보였던 기억이 난다.

바바라보니나 실비아맥네어가

구노 장엄미사의 글로리어 첫 부분, 베네딕투스를 부른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본다.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OLAK5uy_lEVr5c1YOTCcnfABG2dmKbAZVVKOulq1Q

 

Haydn, J:: The Creation

 

www.youtube.com

3. 호그우드

이건 영어 가사로 되어 있다. 테너 솔로로서

이 분야 음악에서 유명하고

수난곡에서 에반젤리스트로 종종 나오기도 하는

Anthony Rolfe Johnson이 나온다.

이 분 어떻게 되었나 보니 70살의 나이로

이미 2010년에 알츠하이머로 죽었다고 한다.

비교적 빨리 세상을 떠나 안타깝다.

https://www.youtube.com/watch?v=5gYREY8kLRE

 

 

4. 김선아

한국의 여러 연주를 들어보았는데

가장 괜찮아보여 소개한다.

규모가 매우 작아 웅장한 맛은 없지만

지휘자의 해석 및 합창이 훌륭하고

오케스트라도 크게 거슬리지 않아 명 연주로 보인다.

이번에 처음 알게된 음악가인데

콜레기움 보칼레 서울 채널 등 여러 컨텐츠를 통해서 보니

나름의 사명의식으로 음악 해석에 진중하신 분 같다.

다만, 감히 단점을 지적하자면

이 분이 오르간 주자로부터 출발해 합창 지휘자를 거쳐

독일 칸토르 자격증을 취득하고

오케스트라까지 범위를 넓히는 가운데

합창 지휘 스타일이 굳어 있다는 점이다.

지휘가 대체로 레가토적이어서

박을 절도 있고 분명하면서 짧게,

가볍고 짧게 주어야 하는 부분에서

그렇지 못한 경향이 있어 보인다.

이렇게 박을 명쾌하게 끊어서 주지 못하면

호흡이 완전히 맞거나 숙달된 유서깊은 오케스트라가 아니면

박이 엉키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유서깊은 오케스트라는

지휘자가 없이도 악장의 리드하에

자기들끼리 알아서 잘 맞추므로

어떻게 저런 지휘를 알아볼까 신기할 정도로

지휘를 개판으로 해도 훌륭한 음향이 나오는데

한국에선 이 정도 수준의 오케스트라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 분야 음악을 많이 시도는 하지만

수준 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 불모지에서

고행길을 꾸준히 걷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앞으로 음악에 진심인

이런 연주 단체가 명맥을 계속 이어나가면 좋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wTDusG4s0KA

 

 

주제 넘을 수 있지만

몇 군데 거슬리는 부분을 지적해보겠다.

이건 이 연주를 깎아내리기 위해서라기보다

이런 부분들이 개선되어 나가며

점점 수준이 높아지길 바라는

애정어린 마음으로부터 기인한 것이다.

(1) 제 30곡

1:18:10을 들어보면

8분 음표 C에 악센트를 주고 살짝 끊고

Bflat 강박으로 내고 8분음표 A 다음,

8분 음표 Bflat의 가벼운 스타카토를

절대 잊지 말고 잘 살려야 한다.

말로 설명하긴 어려우니

다른 해외 단체의 연주를 들어보면

그 차이를 명확히 알수 있다.

빨간색으로 표시한대로 끊은 다음,

그 다음 음을 살짝 드는 뉘앙스로 살짝 강박을 주면서

세련되게 연주되어야 한다.

(2) 제 32곡

제 32곡은 생각보다 꽤 난해하고

오케스트라의 실력이나 팀웍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까딱 잘못하면 미세하게 박이 어긋나서

어수선하게 들리기 쉽거나

세련되고 미묘한 뉘앙스를 잘 표현해주어야 하는데

역시나 이 연주에서도 한국 오케스트라의 한계가 드러난다.

(물론, 실력 내지 팀웍이 부족한

해외 오케스트라에서도 나타날 수 있고)

33곡에서 알레그로로 바뀌면서

호른에 의한 주제(이건 천지창조 미사곡에서도 나옴) 선율이 이어지는데

1:30:44~1:30:47에서 두 군데 거슬리는 부분이 나온다.

첫 번째 부분에선 미세하게 박이 틀어진다.

2번째 박 F음 후 도약을 위해 살짝 끊고

그 다음 강박의 Bflat음으로 이어지는데

이 박이 미세하게 앞으로 당겨졌다.

두 번째 부분은 호른에서 마지막 한 음,

2nd horn(저음)이 살짝 삑사리가 남(장3도가 아닌 장2도와 같이 들림)

그 다음, 1:30:54에서 V9화음의 펼침화음에서

바이올린 1/2파트에서 거슬리는 소리가 난다.

아마도 일부에서 음이탈이 살짝 발생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외에도 지적하기는 애매하지만

해외 오케스트라와는 달리,

뭔가 음이 정돈되지 않고

어수선하게 들리는 부분들이 있다.

이런 부분이 없으려면

오케스트라 멤버간 호흡이 매우 잘 맞아야 하는데

척박한 한국 음악의 현실상

멤버가 자주 바뀌어

장시간 같이 호흡하며 맞춰보지 못할 것이므로

이러한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미결의 과제가 될 것이다.

유서 깊은 해외 오케스트라에선 완벽한 호흡을 보여준다.

(3) 제 34곡

1:36:03에서 목관에 의한 16분음표 부분은

해석에 따라 주법이 갈린다.

대체로 원전악기 연주 단체는

이 부분을 레가토처럼 연주한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레가토보다

메조스타카토에 가까운 네빌마리너의 해석을 선호한다.

그 이유는 제1바이올린과 소프라노의 C음을 도약대로 삼아

5도음정으로 도약한 다음,

목관 악기에 의해 순차 하향하는 16분음표의 세 음은

그 다음 마디 fp강박으로의 브릿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만약, 레가토로 꼭 해야한다면

하이든이 이음줄을 붙였을 것 같은데

붙이지 않은 것은 레가토로 연주하지말고

또렷하게 구분해서 연주하라는 의미인 것 같다.

콜레기움 보칼레 서울 연주를 한 번 들어보고 싶어 검색하던 중,

부천 아트센터에서 1월 25일에 연주하는 걸 발견했다.

이 연주 프로그램엔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Vivaldi의 Gloria도 포함되어 있다.

집이랑 회사에서 먼 곳이라 갈까말까 고민된다.

https://www.bac.or.kr/product/performance/252885?q=NzU4OTdlYTY5OWVjNDI1OWI3ZDQzYzA5ZTQ3NjYyZTQ%3d

 

부천아트센터 > 부천시립합창단 신년음악회 '바로크의 영광'

예술가들과 관객들 모두에게 놀라운 영감을 주는 공연장, 부천아트센터

www.bac.or.kr

 

티켓 가격을 보니 너무 싸서 깜놀했다.

임영웅 콘서트는 비싼 가격에도

티켓을 사는게 하늘의 별따기인데

이런 연주 티켓을 7500원에 살 수 있다니

이 분야가 한국에서 알마나 척박하고

연주 단체가 살아남기 어려운지 절감한다. ㅠ.ㅠ

https://search.shopping.naver.com/catalog/44495522623?section=pr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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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아 지휘자의

모차르트 c단조 대미사 리허설도 재미있게 보았다.

이 분야 음악에서 세련된 표현을

어떻게 살려나가는지 잘 볼 수 있는 영상이다.

나도 지휘자가 되었다면

이 분 못지 않게 디테일에 강할테지만

이걸 하나하나 지적하고 배우고 다듬어나가는 과정은

결코 쉽지않고 지긋지긋할만큼 매우 고단할 것이다.

지휘자의 지적한 부분이 연주에서도 잘 반영되려면

지휘자와 단원간 신뢰관계가 탄탄하여

마음에서 우러나와 지휘자를 잘 따르고

단원 하나하나 지휘자 못지 않은

진지함과 음악성을 지녀야 하는데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테크닉만 우수한 단원 입장에서는 이해하지 못해

그냥 대충 넘어가도 될 걸

엄한 것으로 괴롭히는 것으로 오해하여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일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한국에서 보기 드문

매우 귀한 연주 단체인만큼 좋은 연주 많이 들려주시고

잘 살아남으시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OwnNh41ZWao&list=PLzTwF55v8hWFK3k5fLn1QKuKC9mc88tv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