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음악

브람스(Brahms): 독일 진혼곡(Ein deutsches Requiem)

dirigent21 2024. 3. 9. 19:27

이 곡은

모차르트, 베를리오즈, 베르디, 드보르작 레퀴엠과 함께

5대 진혼곡(requiem) 중 하나이다.

5대 진혼곡 중 이 곡만 라틴어 가사가 아닌,

종교 개혁가 마틴 루터에 의한 독일어 가사로 되어있다.

라틴어 진혼곡은 카톨릭 교리를 바탕으로

죽은자에 대한 애도와 안식에 대한 기원 이외에

무서운 심판과 그에 따른 비통함에 대한

강한 경각심을 남은 자들에게 안겨 주기 위해

극적 요소가 강한데 반해

독일 진혼곡은 개신교 교리에 따라

상대적으로 공포감을 덜 자극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30대까지는 브람스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독일 진혼곡은 그냥 괜찮다 정도로 느꼈었고

브람스 교향곡을 들어도

베토벤 등의 교향곡에 비해

감흥이 떨어져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40대 어느 날 우연히

KBS 클래식 FM에서 귀에 파고드는 교향곡을 들었는데

그게 바로 브람스 교향곡 1번이었다.

그후, 브람스의 다른 교향곡도 들어보니

젊은 시절에 듣던 그 곡이 아닌 것 같이

귀에 쏙 들어오면서 내 마음과 브람스 음악이 공진했다.

이 작품에서 특히 좋아하는 부분은 제2곡과 제6곡인데

특히, 제 6곡에서 f minor에서

C장조로의 전조 과정에서의 화성 진행 방식과

그 이후 이어지는 멋진 푸가를 좋아한다.

유선 방송을 보면 간혹 독일 진혼곡이 흘러나왔고

그 때마다 매우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난주 유선 방송에선

Mariss Jansons와 로얄콘서트헤보우 오케스트라

연주 버전이 흘러나왔는데  이것 역시 귀에 꽂혔다.

아쉽게도 이 연주는 유튜브엔 맛보기만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1G8PgDfCI

 

 

유튜브를 뒤져보면 이 곡 역시 연주들이 많고 KBS 교향악단 연주도 있었다.

1. ​카라얀(Herbert von Karajan) 연주

카라얀은 보통 오케스트라만 지휘할 땐

계속 눈을 감고 지휘하는데

합창곡은 눈을 똑바로 뜨고 지휘한다.

그리고, 합창곡은 대체로 빈징페라인 합창단으로 구성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빈징페라인 합창단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남성 파트는 소리가 거칠고

마른 장작같이 건조해서 제대로 된 화음이 잘 안들린다.

여성 파트는 남성 파트보단 나으나 윤택한 소리는 아니다.

그래서, 대체로 합창단 소리가 탁하다.

그리고, 다소 끊어야 하는 부분에

카라얀스런 레가토가 있어서 음질이 낮은 것에 더해 아쉽다.

다만, 이 연주에서 제2곡에서

pp로부터 ff까지 서서시 점증되어 가는 간주가 두 번 나오는데

ff로의 다이나믹스는 카라얀답게 분위기를 압도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zoNX-99G5KA

2. 아바도(Claudio Abbado) 연주

카라얀에 이어 베를린필을 이끌었던 거장이다.

절대적인 카리스마적인 카라얀과는 대조적으로

민주적이고 온화한 지휘자였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아바도는 카라얀보다는 합창 선택을 잘했고

대체로 빈징페라인보다는 들을만한 합창단으로 연주를 구성했다.

그래서, 합창 소리가 카라얀 것보다는 덜 지저분하다.

음악 해석도 카라얀만큼의 카리스마적 압도는 없으나

합리적 해석을 하는 편이고

꽤 오래전에 베르디 레퀴엠의 명반을 들어본 적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SvmzItraLU

 

 

3. 진먼(David Zinman)

지금까지 유튜브에서 들어본 것 가운데 가장 들을만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ZXU9vqVdudM

 

4. KBS 교향악단

음질이 좋지 않지만 한국 연주단체가 연주한 것 가운데

훌륭해 보인다.

다만, 개인적으로 제2곡의 템포 설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지나치게 느린 템포를 설정해서

너무 처지는 느낌이 들고

pp->ff 중간 서주에서

금관의 소리가 밸런스가 안맞아 튀는 느낌이다.

물론, 녹음 이슈인지 실제 연주에서의 이슈인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제2곡 후반부 푸가에서

현악이 당김음으로 상승하는 부분이 있는데

당김음의 다이나믹스가 전혀 살아나지 않아 음악이 죽은 느낌이다.

어쨋든, 이 연주 실황을 참석 못한게 아쉽다.

https://www.youtube.com/watch?v=5C8g4Qc2u6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