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장자가 된 꿈을 꾼 것인지
아니면 장자가 내가 된 꿈을 꾼 것인지 모르겠다'는
강신주 선생님의 말씀으로
마지막 48강이 마무리되었고
48개의 강의를 듣고 글을 쓰는 과정이
너무나도 행복해 나 또한 장자의 꿈을 꾼 것만 같다.
48개의 강의를 듣는 과정 속에
비록 부족한 내 모습을 완전히 버릴 순 없어
온전히 장자처럼 살 순 없겠으나
아주 조그마한 변화의 씨앗은 발견할 수 있었다.
셩경에서의 믿음의 비유와 같이
진한 감동이 들어왔으나
척박한 땅에 버려져 말라 죽을지,
날짐승에 의해 먹힐지,
싹은 틔웠으나 가시 덤불에 덮여 결실을 맺지 못할지,
아니면, 좋은 땅을 만나 결실을 맺을지는 알 수 없다.
내 삶의 방향이 어떠한 방향으로 가더라도
어느 것이 좋다, 나쁘다를 판단하지 않고
그냥 물 흐르는대로
갈 수 밖에 없는 것이 인생이 아닌가 한다.
자유를 찾아 온 천지를 거처로 삼는
유목민이 된다고 해서
행복이 보장되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얼마전 성황리에 종영된
고려거란전쟁이란 드라마에서 보듯
야율륭서가 수십년간 고려를 먹겠단
야욕을 쉽게 포기하지 않은 것은
척박한 곳에서 자유로이 사는 것만으론
결코 행복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1차적으로 그를 지배한 야욕 때문에
수십년간의 비극이 지속되었고
덕분에 묻혀 있던 강감찬이란 영웅도 탄생한 것이겠지만.
도덕경을 보면 자연은 자비하지도
그렇다고 누군가를 일부러 괴롭힐 생각도 없이
단지, 유무상생의 도를 따를 뿐이란 걸 알 수 있다.
누군가는 때와 운을 잘 만나 호위호식할 수 있으나
또 다른 누군가는 정반대로 고난의 삶을 사는 것이니
투쟁을 통해 극복할 것인가,
아니면 순응할 것인가는 자신이 선택할 길이다.
그러니, 어떠한 삶을 살더라도
그 가운데 천국과 지옥이 유무상생의 원리에 따라
또아리를 틀고 있음을 알아
이상한 종교 내지 자신을 파괴하는 것에 빠지지 말고
집착과 비움의 정신을 빨리 받아들이면
생각지도 못한 행복의 기운이
찾아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비록 종교란 것이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매우 이상한 것은 사실이나 그러한 종교에서조차
민폐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자신이 행복하고
힘이 난다면 자연스레 받아들이며 살면 되고
그런 사람들을 탓해선 안된다고 본다.
그런 사람들을 싸잡아 비난의 눈으로 바라봤기에
아직도 끊임없는 싸움이 지속되는게 아니겠는가?
강신주 선생님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고
앞으로도 좋은 말씀 많이 남겨주시길 바라며
직접 뵐 일 없고 선생님의 팬까지 될 생각은 없지만
이 자리를 들어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덕분에 강의를 듣고 글을 쓰는 순간만큼은
대붕이 된 기분이었으니까.
48강을 듣고 글을 쓰면서
이 순간이 오지 않기 바랬는데
마침내 오고야 말았다.
앞으로 또 어떤 주제에 몰입되어
행복한 시간들을 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빈배처럼 소요하며 여기 저기 기웃거리다보면
또 다른 행복의 나라를 찾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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