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훈

인생은 순간이다 [들어가며]

dirigent21 2024. 5. 4. 13:43

올해 2월 김성근 감독께서 
우리 회사로 오셔서 강의하신 적 있다.
강의는 그렇게 잘하는 타입이 아니었고
고령에다 재일교포 출신이어서인지

말씀이 어눌하신 편이라 
기대와는 달리 감흥은 없었다.
게다가 야구는 내 관심사가 전혀 아니어서
새로운 책을 내셨단 건 알고 있었으나
사서 읽지는 않다 우연히 전자책 버전이
나온 걸 보고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그런데, 책을 읽어가는데
기대하지 않았던 감동 포인트가 
곳곳에서 빵빵 터져 나왔다.
아울러 이 시대에서 발견하기 극히 드문,
인간문화재급으로 훌륭한 
리더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물론, 책이니까 어느 정도 
미화되었을 순 있겠으나
그 절반이라도 몸소 실천하셨다면
진정 존경할만한 리더셨을 것이고
그랬기에 힘든 훈련 속에서도
선수들이 반향하지 않고
아버지처럼 따르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 책은 김성근 감독님의 자서전이자
자기계발 내지 동기부여적 성격의 책이지만
나름대로 정리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여
시간을 두고 정리하기로 했다.
이 책을 토대로 지금까지의 내 인생을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것인지를 생각해보기로.
그리고,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는 철학과
어떤 부분이 상충되고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것인지도.



들어가며 중

야구장으로 가는 길이 
세상에서 제일 즐거운 사람이다.
문제가 있으면 하루 종일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다음 날 야구장에 가서 
내가 떠올린 아이디어가 맞는지 
확인해 볼 수 있으니
야구장에 가는 길은 언제나 희망이었다.
그런데 일본에 있다 보니 
갈수록 야구장에 가기가 싫어지는 것이다.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고 
실천할 수 있는 영역이 점점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야구장에 가는데도 
그 속에 설렘이나 기대같은게 없었다.
결국 왕정치 회장에게 더는 못 하겠다고
한국으로 돌아가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렇게 소프트뱅크에서 나와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랬는데 JTBC 최강야구에서 나를 데리러 왔다.

[첨언] 난 탁월한 엔지니어는 아니지만
나름 공학 분야가 어려우면서도 재미가 있었다.
그래서 40대 초반까지만 해도 
김성근 감독님의 위와 같은 느낌적 느낌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었던 시절이 분명히 있었다.
대학원 연구실에선 문제를 풀기 위해
때때로 연구실에서 쪽잠을 자가며
집에 몇 일 동안 안가기도 하였고
집에 돌아와서도 계속해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에 대한 생각이 맴돌다 
뭔가 아이디어 내지 변경 테마가 떠오르면
연구실로 가는게 기다려질 정도로.
회사에서도 재미있는 개발 테마가 있는 경우엔
대학원 시절만큼은 아니라도 시간 가는 줄 모르면서
열정적으로 일을 해나가는데 무척 보람있었고 
집에 와서도 때때로 출근이 기다려지기도 했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턴가 적어도 엔지니어로서는 
위와 같은 열정과 설렘은 감쪽같이 사라졌다.
회사로의 출근길은 전혀 기다려지지 않고
지금은 오직 이런 류의 글을 쓸때만
내가 살아있음을 느낄 뿐이다.
아마도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라면
나이도 먹을만큼 먹고 고생도 할만큼 했으니
쉬엄쉬엄하자며 현실과 타협하며 안주했겠지만
감독님은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새로운 도전을 했다는건 
참으로 대단하다.
엔지니어로서의 삶은 언제 끝날것인가.
엔지니어로서의 설렘이 사라진 기간이
생각보다 아주 오랫동안 지속되어
시한부 환자처럼 언젠가 회사가 나를 정리해주면 
끝날 것이다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올해 초부터 생각지도 못한 
1년간의 타부서 파견 근무를 하는 가운데
나만의 시간을 갖고
적성에 맞는 일을 하고 공부하다보니
엔지니어로서의 열정의 싹이
아주 조금씩 살아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앞으로 남은 9개월 정도의 기간이
어쩌면 엔지니어로서의 삶을
더 연장할 것인가 아니면,
그냥 끝낼 것인가를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내가 최강야구에 와서 선수들에게 한 말은
사명감을 가지라는 것이었다.
요즘은 비유하자면 
교과서와 참고서가 없는 세상이다.
과거에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인생에서 성공하는 법이었다.
답을 모르겠으면 책을 보면 되는 식이다.
그런데 지금은 자기가 답을 만들어가야 하는 시대이다.
이런 시대를 살아야 하는 젊은이들이 대단하기도 한데
한편으론 젊은 친구들이 
포기가 너무 쉬운게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정답을 찾기 어려우니까.
길이 보이지 않으면 쉽게 걸음을 멈춰버리는 것이다.
삶의 방식이란 좋고 나쁨을 단정할 수 없지만
어떻게든 해내겠단 의지를 갖고 끝까지 하지 않으면
무슨 일에서든 성공하기 어려운게 인생이다.
시련의 시기는 언제가 있었고
인간은 그 시련을 극복하는 프로세스 속에서 성장했다.
요즘은 그런 절박한 의식이 부족하지 않나 싶다.

[첨언] 한국이 후진국이었던 시절엔
답을 열심히 외우거나 찾아서 
빨리빨리 따라하면 되었으나
(문제는 이러한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법돌이 내지 관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대우나 인정을 받지 못했음에도
나름의 사명감으로 열심히 했기에
한국이 이만큼 발전한 것이다)
선진국 문턱에 다다른 시점엔
답을 만들어가야 세상으로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어린 학생들은 
어른들의 욕심에 따라 
쓸데없는 공부로 인생을 허비하는 가운데
답을 만들 능력을 충분히 배우지 못한채
세상에 내팽겨치는 가혹한 현실이다.
장자 철학에서의 "도행지이성"이
절실히 필요한 시대이다.
한국은 누구보다 가난을 빨리 극복한
한강의 기적의 나라이지만
지금은 자살율 최고, 출산율 최저라는
늪으로 깊숙히 빠져가고 있는 중이다.
이 늪에서 영영 헤어나지 못할것이냐
아니면, 우리 스스로 답을 찾아
한강의 기적을 일구었듯
소멸의 시대에서도 잘 살아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확실한 건 지금처럼 인간미와 
공동체 의식이 사라지고
기득권을 결코 양보하지 않는 기득권들에 의해
청년들이 잔인한 오징어게임으로 계속 내몰린다면 
공멸의 길로 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젊은이들은 우리들과는 달리
후진국을 살아오지 않아 후진국에서만
몸소 경험할 수 있었던 절박함을 모를 것이다.
이건 한국뿐만 아니라
후진국으로부터 선진국으로 진입한
모든 나라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했을 것이다.
젊은 사람들과 같이 일을 해보면
예전과 같은 막무가내식의
소위 '까라면 까'는 통하지 않고
늙은 꼰대를 능가하는 젊꼰 부류도 분명히 있지만
그들에게도 분명 젊음의 열정이 있기에
훌륭한 리더가 있다면 혼신을 다할만한
열정의 기운을 가진 사람들도 간혹 본다.
그들을 품을만한 리더 내지 조직이
풍족하지 않은 것도 문제라면 문제다. 



최강야구라는 프로그램과 
이 책을 통해 남기고 싶은 것은
결국 '인생'이다.
나는 야구라는 것으로 인생을 전하고 싶었다.
단순히 이기고 지는 데서
끝나는게 아니라 이 세상에 
절망은 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무수히 실패하고 도전하고 길을 찾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성공해 나가는게 인생이듯
야구도 숱하게 실패하고 좌절해도
다음 경기를 위해 묵묵히 할 일을 하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
나는 야구밖에 몰라 야구를 위해 살아왔다.
야구는 내 인생의 전부다.
사람이란 죽을 때까지 공부하고 생각하고
거기서 나온 아이디어를 실행하며 살아야 한다.
그냥 사는 인생은 없고 나이가 들어도 그렇다.
여전히 운동장에 서면 
스스로에게 계속 질문을 던진다.
평생 그렇게 물었고 내 안에서 답을 찾았다.
죽을 때 무엇 하나라도 남기려면
인생은 그렇게 살아야 한다.
항상 '왜?'라는 생각을 갖고 앞으로 나아가라.
타협하고 후퇴하지 말라.

[첨언] 모든 사람이 죽을 때까지 공부하면서
열심히 살 필요는 없다.
이건 선택의 문제이다.
자신이 머저리인줄 모르고
망상과 열정만 넘쳐 살아가는게 바로 
돈키호테와 같은 부류인 것이다.
그러니, 자신이 정말 이 세상에 보탬이 될만한
잠재력이 있는지 정확히 알아야하고
그로 인해 부귀영화를 얻더라도
악해지지 않을 자신이 있는지도 알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인간이 되어야 한다.
수많은 인간같지도 않은 인간들이
어쩌다 지식을 쌓아 
이 세상에 수많은 악을 행하고 
민폐를 끼쳐오고 있지 있는가.
그리고, 죽을 때 하나라도 남길 필요는 굳이 없다.
이 세상에 보탬이 되는 세상을 살 것이냐
아니면 대자연의 짐승처럼 고민없이 지내다
때가 되면 흔적없이 사라져 갈 것이냐 
역시 선택의 문제이다.
현재로서의 나의 선택은 후자이다.
다만, 인생은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는
아무도 모르기에 또다시 열정을 불태울만한
일이 생길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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