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철학

강신주 장자수업 [33강. 위시 이야기 : 비교하지 않아야 보이는 것들]

dirigent21 2024. 3. 13. 12:09

 

위시(비교해서 평가하는 것, 나 중심) vs.

인시(그것에 따를 뿐 비교하지 않는 것).

게으른 사람이 배우기 쉬운 철학.

-제물론

'위시'는 '가느다란 줄기'와 '굵은 기둥',

'나병에 걸린 추녀'와 '서시와 같은 미녀' 등을

구별하는 것이다(들 거).

사물이 아무리 엉뚱하고 이상야릇하더라도

길로 그것과 소통하여 하나가 될 수 있다.

'쪼개짐'이 있으면 '완전함'도 있고,

'완전함'이 있으면 '망가짐'도 있다.

사물에 내가 규정한 '완전함'과 '망가짐'이 없어야

그것과 다시 소통해서 하나가 될 수 있다.

오직 높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만이

소통해서 하나가 될 줄 안다.

'위시'를 쓰지 말고

'일상'에 깃들도록 해야 한다.

'일상'이란 '사용'을,

'사용'이란 '소통'을, 그리고

'소통'이란 바로 '얻음'을 말한다.

이런 얻음에 이르면 거의 다 왔다.

'인시'할 뿐이지만

그러면서도 왜 그런 줄 모르는 것,

그것을 길이라고 한다.


장자의 정신 : 길은 걸어가면 이루어진다.

인 : '를 원인으로 여기다',

인시 : 이것에 따른다(장자의 도).

관념속에만 존재하는 완벽한 사람.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순수한 낮,

완전한 남성성, 완전한 여성성.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낮과 밤.

배고픈 시절 미녀의 기준은 뚱뚱함,

지금은 희소한 날씬함

(돈을 많이 들인 사람).

큰 사람만 만난 사람이

보통 사람을 만나면 작게 여길 것.

아이를 너무 행복하게만 키우면

부모 곁을 떠나기 어려움.

앵거스 찰스 그레이엄(A.C.Graham,

20세기 서양의 중국학 연구를 주도한

중국 철학 권위자이자 고전 번역가),

중국 언어 철학에 관심 있는 사람은

반드시 읽어야 하는

그레이엄의 글.

위시 : '~때문에'란 뜻도 있어 번역 오류 가능성,

그레이엄의 주장에 따라

어떤 상황을 빗대서 비판하는 용어로 해석.

위시가 나쁜 이유 : 가치 평가가 개입되어

뭔가를 하찮게 여기기 쉬움,

시각적 요소가 큰 구별하기, 선입견, 편견.

사랑의 과정 : 마주보고 앉기(시각)

-> 옆에 앉기(같이 갈 사람),

사랑하게 되면 무의미해지는 외모.

뭔가에 대해 함부로 부족하다고

느끼지 않는 것이 중요.

끊기 힘든 구별의 맛,

'추녀'/'미녀'/'가느다랗다'/'두껍다'가

안 보여야!

중심이 '나'에게 있는 위시,

내게 주어진 것이 전부라 생각하고

긍정해 나가면서 상황이 어떠하든 만족하는 인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맑으나

여행하기 좋은 날이라 여기는 인시.

일상을 돌아보라고 하는 장자,

탈출의 천재 맥가이버.

얻음 : 사랑하는 여자,

사랑하는 남자로서 자기 자리를 얻는 것.

내게 주어진 재료가 무엇이든

그것으로 최고의 요리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면

거의 다 온 것,

재료에 대해 마음이 열려 있을 뿐.

인시 == 온몸으로 긍정,

50세의 나이가 부족하거나

20대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남편의 빈 공간을 봐도 외로워하지 않고

친구들로 채우는 것.

인시하는 동안만 길은 열린다,

도행지이성에서의 '행' == '인시'.

'인시'는 타인에게 함부로 강요하는 것이 아닌

나 스스로의 몫.

인문학 담론 : 옳은 얘기는 배우는 것이 먼저고

누구의 입에서 나오는지에 따라 다름.

비교하지 않아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장미와 비교하지 않아야

들꽃이 더 매력적이라는 걸 발견.

주어진 거기서부터 출발하라,

그래야 삶은 행복해질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스스로 늙었다는 '위시'에 갖혀

스스로 뭔가 할 생각을 안하고

남 시키는 걸 즐긴다.

조금 줄어든 과거에 박재된

화려한 공부 머리를 한탄하지 않고

아직도 뭔가를 이해하고

배울 수 있는 것에 만족하면서

거북이처럼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다면

라즈시절의 냉철한 지식인이 아닌,

조금은 부족하지만

좀 더 따스한 지식인이 될 것이다.

행복은 누군가에 의해 주어지거나

스스로 성취하는 것에 좌우될 수 있으나

자기 마음 먹기에 좌우될 수도 있다.

내 경험상 '위시'에 갖혀 있는 한

결코 행복해질 수 없고

'인시'를 스스로 깨달아 아는 것만으로도

행복 지수가 올라간다는 것에 대해 격공한다.

남보다 잘살지 못해도

남을 이기지 못해도

아직도 남의 도움 없이

내 스스로 할 일이 많음에

감사할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