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러(Mahler) : 교향곡 2번 "부활"
말러의 음악은 아직 잘 모른다.
그렇지만 이 곡의 맨 마지막 악장은
무척 좋아한다.
이 곡을 알게 된 계기는 합창단 연습실에서
지휘자님이 번스타인의 뉴욕 필하모닉 음반을
들려준 것이었다.
4관 편성을 넘는 엄청난 관악기와 대규모 합창,
파이프 오르간의 무시무시한 저음,
합창과 각종 타악기와의 조화는
주위 모든 공간을 소리로 꽉 채워
내 몸을 쥐고 엄청나게 흔들어 대는 것 같아
내게 있어 신세계였다.
그 이후로도 맨 마지막 부분을 듣기 위해
아무도 없는 합창단 연습실에 혼자 가서
이 부분을 수없이 반복해서 들었었다.
말러의 음악 가운데 좋다고 느꼈던건
교향곡 1번 마지막 악장,
교향곡 3번 마지막 악장,
(몇 달전 유선 방송에서 번스타인의 연주를 넋놓고 보았음)
교향곡 8번의 맨 처음과 맨 마지막 부분 정도이다.
교향곡 5번의 4악장 아다지에토가 유명하다고 하는데
내게는 파고들어오진 않는다.
부활사건이 발생할 확률은 개인적으로
백만분의 1보다 훨씬 낮아보이지만
그래도 부활은 상상만으로도 끝짱나게 드라마틱하고
그러기에 이런 음악이 탄생하였을 것이다.
온 지축을 흔들어대는 지진과 최후의 나팔 소리와 함께
무덤문이 열리고 빛나는 절대자의 품에 안기는
광경을 상상하면 가슴 벅차오른다.
1. Leonard Berstein
개인적으로 번스타인의 말러 해석을 가장 좋아한다.
첫 번째 버전은 마지막 부분에서
쇼맨십의 끝판왕을 보여주는데
실제로 영화화되었다고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As5s3K9z0wk
이게 아마 내가 맨 처음 들었던
바로 그 뉴욕필 버전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걸 더 선호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s2_8oFNwZU0
2. Simon Rattle
사이먼 래틀의 음악 해석은 대체로 좋아하지 않은데
이 곡은 해석을 아주 잘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zYmvFinNs0
아래는 베를린필과의 최신 녹음이고 이게 더 훌륭한데
아쉽게도 전곡은 베를린 필 사이트 들어가서
회원가입해야 볼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GWUkD00wI8
3. Gustavo Dudamel
BBC Proms에서 엄청난 기립 박수를 받았단 그 공연이다.
해석, 음향 훌륭하다.
다만, 관현악이 빈필 등 유서깊은 단체에 비해
기량이 약간 딸려보인다.
https://www.youtube.com/watch?v=mswP5ZFfQUs
4. Claudio Abbado
아바도의 여러 가지 버전들이 있는데
아래 두 버전은 해석과 음향 모두 만족스럽다.
마지막 부분은 파이프오르간이 대단히 중요한데
첫 번째 버전이 더 괜찮게 들린다.
https://www.youtube.com/watch?v=4MPuoOj5TIw
이건 내가 가지고 있는 음반이다.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OLAK5uy_l6vH9K6TngRS5qgRpEUFjKEs6ArH_6-lM
Mahler: Symphony No. 2 "Resurrection"
www.youtube.com
5. Zubin metha
어느 컨텐츠에서 이게 명반이라고 해서 들어보았다.
해석은 괜찮으나 합창은 지저분하다.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OLAK5uy_nr9tZ0FfMPeJ08Wz6k7aJWureYd754N_0
Mahler: Symphony No.2
www.youtube.com
6. 정명훈
마지막 부분 해석을 잘했다.
다만, 파이프 오르간이 없는게 아쉽고
마지막 부분 종소리가 중유한데
외국 연주와는 달리
종소리가 엄청난 음향에 파묻혀
신비롭게 들려야 하는데
너무 튀고 따로 노는 듯하여 아쉽다.
https://www.youtube.com/watch?v=CB24RIPbcks
7.임헌정
우리 나라에도 파이프 오르간이 있는
전문 콘서트홀이(세종문화회관을 제외하고)
몇 군데 생겼다는데
롯데콘서트홀에도 있는 모양이다.
마지막 부분 푸가토에서
오케스트라와 합창이 따로 놀고
뭔가 대충 넘어가는 해석이라 아쉽다.
합창단 소리도 소프라노 피치가 미세하게 떨어지고
테너가 아무 생각없이 막 질러대는 소리도 들리고 해서
그닥 맘에 들진 않는다.
파이프 오르간도 훨씬 장엄하게 들려야 하는데
녹음의 문제인지 아니면
파이프 오르간이 스펙이 낮아서인지는 모르겠다.
어쨋든 이 연주 있는줄 알았으면 갔을텐데
직관을 놓쳐서 아쉽긴 하다.
다음 기회에 말러 2번을
롯데콘서트홀에서
제대로 된 연주 단체와 해석을 잘하는 분이
연주한다면 꼭 방문해보고 싶다.
https://www.youtube.com/watch?v=HnxXD9MtuQ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