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음악

구노(Gounod) : 장엄미사(Messe solennelle de sainte cécile)

dirigent21 2024. 3. 9. 19:41

 

이 곡은 교회 성가대가 많이 연주하는 곡이다.

나는 교회 성가대에서

주일 예배를 통해 합창을 하거나

"Kyrie"나 "Sanctus"는 독창자로 불러보기도 했고

전곡 연주는 97년 10월 정기 연주회 포함

2번 정도 참석해서 그만큼 친근한 곡이다.

 

음악에 무식한 시절에 구노란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성은 '구', 이름은 '노'인 한국 사람 내지 중국 사람,

혹은 일본 사람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프랑스 사람이었다.

 

사실, 이 음악말고는

구노의 작품을 제대로 들어보지 않았다

오페라로선 파우스트가 유명한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들어볼 생각이다.

프랑스 작곡가 가운데 비교적 잘 알려진 사람이

베를리오즈, 비제, 생상 정도가 아닐까 한다.

또한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져있지 않지만

당시 베토벤이 매우 존경했고 프랑스를 주름잡던

루이지 케루비니도 있다

 

이 음악은 소위, 걸작에 속하진 않아

메이저권역의 지휘자나 음악 단체가 즐겨 연주하는 곡은 아니다.

다만, 제5곡 "Sanctus"는

소프라노나 테너 솔로 앨범 형태로

비교적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그래서, 교회에 다니거나

교회 음악에 친숙한 사람이 아니라면

접하기 어려운 음악일 수 있으나

이 곡은 숨은 진주같이 귀한 곡이다.

지금은 크리스찬은 아니지만

이 음악은 아직도 내게 매우 소중하다.

 

문헌을 보면 당대 로마카톨릭에서

너무 복잡하고 화려한 음악보다

팔레스트리나 정신을 회복하자는

세실리아 운동의 영향을 받은 곡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모르겠으나

대체로 선율이 단순하고 평이한 편이다.

그렇지만 16세기 르네상스 음악처럼

아름답기만 하고 심심한 곡은 결코 아니다.

선율 및 울림이 매우 아름답고 우아하며

인간미 넘치는 감성이 잘 스며들어 있으며

4관 편성에 큰북까지 포함되는

대규모 편성이기에

Gloria, Credo, Sanctus를

제대로 된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음악성이 훌륭한 지휘자를 따라 연주한다면

매우 큰 감동을 줄 수 있다.

내 연주회 경험상 청중과 연주자

모두 가장 행복(기독교식 표현으로 은혜 내지 성령충만)했던 때가

97년 10월의 연주회라고 할 정도로.

 

이 작품은 미사 통상문 이외에 맨 마지막에

국왕을 위한 제8곡(Domine Salvam)까지 포함되어

총 8곡으로 되어 있다.

제 7곡 Agnus Dei는 D장조로 되어 있고

제 8곡이 G장조로 되어 있어

이 작품의 마지막 곡은 제 8곡이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97년 연주회 당시엔

제 7곡으로 마무리가 되었는데 이 부분이 다소 아쉽다.

교회에서 연주할 때도 대체로 제 7곡까지만 연주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원칙상으로 G장조로 시작한 곡은

관례상 G장조로 끝나는게 맞으므로

(물론, 베토벤 9번 교향곡 같이 단조->장조와 같은 예외가 있긴 하지만)

제 8곡까지 연주되는 것이 맞다.

 

이 곡에서 나는 Gloria, Credo, Sanctus를 무척 좋아한다.

물론, 나머지 곡도 좋다.

대체로 이 곡을 최고 수준의 지휘자, 연주 단체가 연주하지 않다보니

수많은 컨텐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휘자, 혹은 연주 단체 수준 미달로 인해 들을만한 것이 별로 없다.

Gloria의 첫 소프라노 솔로부분은 정말 아름다운데

수많은 컨텐츠를 뒤져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을 제대로 부르는 사람을 찾아보지 못했다.

그나마 내가 생각하기에 내가 들은 컨텐츠 가운데 그나마

가장 적합한 창법으로 부른 소프라노 강혜정님의 버전이 있으나

아쉽게도 음정이 다소 플랫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OklvNTqu8y8

 

 

 

이 부분은 경구개를 쓰지말고 여린 두성으로

소리를 정말 잘 띄우면서도

지탱하는 힘이 있다면 매우 아름다울 수 것이다.

질러대거나 약하게만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소화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이다.

Benedictus도 마찬가지다.

내가 들어본 대부분의 모든 소프라노는

한참 미달된 수준을 갖고 있어 도저히 들어줄 수 없다.

 

Credo는 어떻게 들으면 만화주제곡같은 주제로 시작한다.

"crucifixus"를 제외하곤 대체로 밝다.

대북과 심벌즈의 향연이 펼쳐지는

"Et resurrexit/ascendit"도 좋지만

그 이후에 이어지는 하프와 합창의 향연을 이루는

"Et vitam venturi"도 정말 아름답다.

 

Sanctus역시 테너 솔로 이후의 합창과 관현악은

정말 장엄하면서 아름답다.

이 작품에서 맨 처음 접했던 곡이 바로 이 곡이었는데

큰북 소리가 그렇게 아름다운지 처음 알았다.

 

Benedictus는 소프라노 솔로로 시작하는데

Gloria 첫 부분과 마찬가지로

천사와 같은 목소리를 지닌 누군가가 부른다면

천상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아쉽게도 그러한 소리를 현재로선 들을 수 없다.

 

1. Markevitch

 

구노 장엄미사 음반 가운데 아마 가장 잘 알려져있을 것이고

나도 가지고 있는 음반이다.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연주해서

어느 정도 수준 이상으로는 연주한다.

지휘자의 곡해석도 좋은 편이다.

다만, 독창자를 합창단에서 선발한 건지 모르겠으나

소리가 아마추어틱한 편이다.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OLAK5uy_kzB1WG7khcjrFB2CKJgnN59xyTPZcLJrY

 

Gounod: Messe solennelle de Sainte Cécile

 

www.youtube.com

 

2. Jansons

얼마전 유선 방송에서

이 분의 독일 진혼곡 실황을 본 적 있는데 좋다고 느꼈었는데

찾고 찾아 듣다보니 이 분의 음반까지 듣게 되었다.

Gloria에서 합창 tutti가 약간 느린 느낌이지만 수긍할만하며

합창, 관현악, 솔리스트도 어느 정도 수준을 갖추고 있다.

음질도 마르케비치 것보단 한참 후의 것이어서 좋은 편이다.

다만, 해석면에선 개인적으로 마르케비치의 것이 약간 더 좋다.

이 분은 Sanctus 절정부에서 악보에는 표기되어 있지 않은데도

중간중간 과도한 decresendo/crescendo를 적용하였는데

다소 과장되어 거북한 느낌을 받는다.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OLAK5uy_ly4OyyOxR5NLBzHfn9IpOamq0KxQ4FgTY

 

Schubert: Messe G-Dur - Gounod: Cäcilienmesse

 

www.youtube.com

 

 

이 외에도 수십개의 컨텐츠를 들어보았으나

아쉽게도 참고 들어줄만한 것은 찾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