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해야 우리는 여유롭고 당당할까
-제물론
설결 : "선생께서는 손익을 알지 못하니,
지극한 사람은 손익을 알지 못합니까?"
왕예 : "지극한 사람은 신비스럽지!
넓은 습지가 불타올라도
그를 뜨겁게 할 수 없고,
황하와 한수가 얼어붙어도
그를 춥게 할 수 없고,
벼락이 산을 쪼개고 폭풍이 바다를 뒤흔들어도
그를 놀라게 할 수 없다네.
이와 같은 사람은 구름의 기운을 타고
해와 달을 몰고 사면의 바다 밖에서 노닌다네.
죽고 사는 일은 그에게 어떤 변화도 줄 수 없는데
하물며 손익이라는 작은 실마리에 대해
말해서 무엇하겠는가!"
설결 : 이빠진 사람.
왕예 : 왕성한 어린 아이.
훌륭한 고승은 어린 아이같다.
니체와 장자의 이상향은 어린 아이.
배척하지 않는 동양의 전통 :
아이를 만나면 아이처럼,
아낙내를 만나면 아낙내처럼.
아이들은 겁과 선입견이 없다.
도시 생활에 익숙해지면 바깥 생활이 어렵다.
어떻게 하면 죽고 사는 일에 동요하지 않을까.
인생의 가장 큰 이득은 삶이라는 착각.
위험한 짐승이나 때리는 놈 만나는 것은
지배받는 것이 아니라 운이 나쁜 것.
지배란 지속적으로 수탈하고 명령하는 것.
지배의 최대치 : 목조르기(죽을래? 내말 들을래?),
'죽여라'할 수 있는데 자유가 있다,
나를 죽일 수는 있어도 지배할 수는 없다.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 허접하다고 생각한 장자.
사자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만큼
사자는 사냥을 힘겨워함,
사냥감들이 간신히 넘어져줘야 잡아먹음,
강자임에도 지배하진 않음.
동물로부터 구별되는 유일한 종 인간 :
같은 종까지 가축화.
반려동물 : 인간 잔혹성의 상징.
현대 인류 역사가 20만년이라면
최근 1만년에 일어난게 가축화.
가장 늦게 가축화된 말 :
인간을 퍼져 나가게 한 결정적 동물.
최초의 국가 사회가 노예 사회에서 출발한 이유
: 말을 가축화한 후 효율성 높고
말을 잘 알아듣는 인간을 가축화하기 시작.
인간이 가축화되자 더 이상 가축화할 필요가 없어지고
이때부터 우리 사회가 어두워지고
전체 인류가 저주받기 시작.
국가 이전의 사회에서는 불가능했던 '지배'.
루소 : 오늘 뺏은 사과는 다음 날에 상대가 달아나면 못빼았음.
지배란 두 번 뺏을 수 있는 것,
계속 사과를 뺏을 수 있는 것,
세금도 일종의 지배.
지배 방법 1 : 잡아두고 감시하기.
지배 방법 2 : 감시 안해도 못떠나게 하기, 농경사회, 정착사회.
처음에는 국가가 없던 정착 사회,
이후 4대 곡물이 발달한 곳에 있는 국가.
지역, 사회, 가정을 못 떠나는 우리,
그래서 지배당하는 것.
파라오의 욕망 하나에 지배되던 고대 인간들.
내가 아닌 주인이 원하는 것을 하는 노예.
지금 우리 사회의 노예 : 붙잡혀 있는 노예와 출퇴근 노예.
이직은 가능하지만 회사라는 굴레에서 못 벗어남.
피라미드보다 높은 주상복합 건물들 : 억압의 흔적.
전기의 발명 : 한방중에도 못자고 불켜고 일하는 현대 사회.
고대 로마 시대 : 노예를 팔려는 사람이
직접 적었던 푯말(빨래 잘하는 노예 등).
지금은 스스로 노예인줄도 모르고
'스펙'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스스로 씀.
출퇴근 노예 : 안하면 굶어 죽는 구조, 척박한 환경.
지주와 소작농은 정당할까?
땅을 가졌다는 이유로 일하지 않는 지주.
자본가 : 오피스텔 마련해서 세 주는 것, 지주와 같다.
노동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육체노동에서 멀어지기 위해 서로서로 애쓰는 사회.
취업하지 못하면 먹고살지 못하는 사회에서
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취업한 사람들을 지배하는 것.
이러한 사회에서 이해관계를 따지기 시작하는 사람들.
취업할 수 밖에 없는 시스템에 대한 고민은 없는 사회.
자본주의 사회에서 내가 원하는 일 하면 굶어 죽기 십상.
보편적인 울림 : 이로움과 해로움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ratio(라티오, 합리성, 사고하고 계량한다) :
합리적인 인간은 이해관계를 따진다.
이해관계 관점에서의 합리적인 선택 : 취업.
보잘것 없는 남자를 데려왔다면 진정한 사랑,
부유한 남자를 데리고 왔다면 이해관계를 따진 것.
이해관계로부터 벗어난 것 :
지배자나 사회 통념을 따르는 노예적 근성에서 벗어난 것.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롭다는 것 :
길가에서 우는 아이와 놀다가 군주와의 약속을 어기는 것.
도움될 것 같은 사람에게는 시간을 투자하고
얻을 게 없는 사람은 안 만나는 것이 일반적.
이해관계를 떠나야 진정 사랑하는 사람을 찾음.
어떤 아이가 자본가가 될 확률?
혁명을 일으켜 왕조를 세우는 확률과 비슷.
연봉을 올려줘도 움직이지 않으면 자본가는 지배하지 못함.
이해관계를 떠나면 당당해짐, 그러나 배고파짐,
배고픔과 피지배의 무한 굴레.
왕예의 외침 : 야(바깥쪽)에 살아라!
바깥에서도 충분히 살 수 있다.
야(춘추 전국시대 국가 질서가 작용하지 않던 곳)의 세계를
확신했던 장자.
'야'의 핵심 : 언제든 옮겨갈 수 있다.
대붕 이야기의 핵심 : 자유는 떠날 수 있는 힘.
떠날 수 없다면?
위악 이야기에서와 같이 원하는 악을 하되 들키지는 마라.
노예로 사느니 죽는게 낫다는 의식이 있어야
우리는 자유인이 됨.
노예로 사는 것을 이익이라 생각하면서
억압 체제를 유지하는데 우리 자신이 일조하고 있음.
장자의 생각하는 여유와 당당함의 비법 :
정착사회를 떠나도 죽지 않을 수 있으나
죽어도 상관없다.
어린 아이보다 못하게 이익을 탐하고
죽음에 대한 겁에 질려 있는 우리.
젊은 시절의 나는 적어도 이해관계의 노예는 아니었다.
그런데, 출퇴근 노예 생활을 하는 가운데
이해관계라는 올가미에 꼼짝없이 갇혀 있고
이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기 시작해
한 가닥 한 가닥 풀어가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그런데, 쉽게 풀리지 않는다.
그만큼 이해관계란 올가미는 만만치 않은 상대인 것이다.
과학 기술 발전은 매우 바람직한 것으로 이해되고
이에 대해 뛰어난 업적을 낸 사람은 영웅 취급 받는다.
그런데, 과학 기술은 인류의 편의, 경제발전 및
국가수호란 공익을 위한 것이지만
자본가의 훌륭한 지배 및 수탈 수단이 되어 왔다.
앞으로도 인공지능, 로봇, 에너지 기술 발전은
자본가의 무기 업그레이드와 동치이다.
아이언맨에서와 같이
전기배터리 기술 한계를 극복한 소형 핵융합 장치,
Generic AI,
큰 에너지 없이도 인체 수준의 섬세한 동작을 할 수 있는
로봇 기술이 완성되는 순간, 자본가는 신이 되는 것이다.
이제는 사람을 가축화할 필요도 없이
자신이 원하는대로 Generic AI가 탑재된 로봇을 찍어내기만 하면 되니까.
그러면, 대부분의 사람은 그 활용가치가 없어지겠지만
공익이란 이름하에 자비의 대상이 된 자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인간들은 방치되거나
반항하는 자들은 학살되거나
구속당하는 무서운 세상이 되는 것이다.
물론, 긍정론자들은 모든 인간은 놀고 먹는
지상 천국이 될 것이라고 하지만
인류의 역사 속에서의 자본가들의 행태를 보면
이는 매우 순진한 생각이다.
그들은 결코 모든 인간들의
보편적인 행복을 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자원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여
모든 인간이 로봇보다 무능해지는 그때가
어쩌면 본의 아니게
인간이 이해관계란 속박으로부터 벗어나는
진정한 자유가 주어지는 때일 것이다.
한국의 모든 나라 가운데
출산율이 가장 낮은건 무엇을 의미하는가?
전세계에서 가장 이해관계를 잘 따지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라는 뜻이다.
나조차도 애 낳는게 당연한 과거 시절에서조차
이해관계 관점에서 애를 낳지 않는 최적의 선택을 했다.
내게는 원초적인 자유에 대한 갈망이 있어
결혼조차 속박으로 작용할 것 같아 비혼주의자였다.
그런데, 어쩌다 사랑에 눈이 멀어 결혼은 하게 되었는데
나와 내 아내는 결혼을 할 때
지금 세대만큼 철저히 이해관계를 따지진 않았던 거 같다.
내 입장에선 더 노력했다면
이익의 관점에선 좋은 조건의 여자를 만날 수 있었을 것이고
인기 많던 아내 입장에서도
더 잘난 남자를 만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둘 다 단칸방에서 출발하여
부지런히 살며 적지 않은 세월 동안
고생고생하며 부지런히 살아가는 가운데
돈 걱정으로부턴 어느 정도 자유로워지게 되었다.
집값이 비싸서, 교육 비용이 많이 들어서,
이것 모두 사실은 이해관계 관점에서의 좋은 핑계거리다.
남들 보기 부끄럽지 않을만큼 비싼
새 아파트에서부터 출발하고 싶은 욕심,
내 자식만큼은 훌륭한 대학에 보내고 싶은 욕심,
내 커리어만큼은 양육을 위해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욕심 등등.
그렇게 따지면 찢어지게 가난한 사람이 많은
인도의 출산율이 우리나라보다 3배 가까이 높다는 걸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만물 가운데 대체로 가장 한심한 존재가
인간이라는 장자의 생각에 무척 공감한다.
그런데, 노예와 지배 마인드만 버릴 수 있다면
가장 신적인 존재가 또한 인간이기도 하다.
노예 생활을 청산하기 위해
경제적 자유를 이야기한다.
그런데, 제 아무리 경제적 자유를 달성한다고 하더라도
자본가 내지 상사의 노예보다는 나을지언정
돈 내지 자산을 위한 노예 생활을 청산할 순 없다.
물론, 할 수만 있다면
자본가나 상사의 노예로부터 벗어나면 좋으나
극소수만 가능하다는 것이 문제다.
이 세상에 본질적으로 이상적인 자유는 없다.
그럼에도 차선책으로서
경제적 자유에라도 도달하면
굉장히 훌륭한 것이다.
문명이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삶에 대한 집착이 강해지는 것 같다.
그만큼 돈으로 할 수 있고 누릴 수 있는 것이 많아짐에 따라
가능한 오래 살면서 충분히 누리고 싶은,
이해관계에 기반한 욕심이
지수함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 옛날의 순수한 결의, 의리 같은건
이해 관계 앞에서 한순간에 무너지고
과거에 볼 수 없던 갖가지 역겨운 작태를 견뎌야 하는
슬픈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이기도 하다.
자신의 형편에 비해 과도한 사교육에 목매는
부모들을 보면 참으로 한심하다.
국가시스템의 최전방 노예를 양성하기 위한
노예 양성자들 내지
자식들의 노예가 되길 자처하는 꼴이니 말이다.
즉, 갑(국가)->을/병(학생/교육기관) -> 정(부모)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땅값과 집값은
자본가들뿐만 아니라
이러한 욕망의 쳇바퀴에 꼼짝없이 갇힌
우리 자신들이 만들고 있는 것이다.
냐 역시 적지 않은 세월 동안
욕망의 쳇바퀴에서 열심히 뛰어 왔고
이제 그 쳇바퀴로부터의 출구 전략을 짜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죽기밖에 더하겠나'란 마인드이다.
돈 떨어져서 더 이상 밥빌어먹고 사는게 안되고
먹을 거리를 마련할 수 없게 되면?
매우 간단하다. 그냥 죽으면 그만이다.
이건 대자연의 만고불변의 법칙인데
죽기 싫어하는 인간들의 억지 논리에 따라
이러한 대자연의 법칙에 반해서 살아가는 가운데
자연을 망쳐가면서 고생길을 걷고 있는 우리들인 것이다.
유언서에도 써놓았듯이
모든 연명 치료 및
아무짝에 쓸모 없는 장례 절차,
무덤조차 거부하고
내 노력의 축적물을 조금씩 소진해가면서
삶을 맘껏 즐기다가
더 이상 살아가야 하는 아무 의미가 없어지면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자유롭게 죽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 때가 되면 어떻게 죽을 것인지도 생각해 두었다.
와호장룡의 마지막 장면같이 까마득히 높은 곳에 올라 뛰어내려
새처럼 자유 활강을 하면서 극상의 쾌감을 잠깐 누리다가
땅에 부딪힐 즈음 마취제를 주사하여
잠시만의 고통이라도 피하는 방식으로.
물론, 그 때가 올 수 있을련지,
언제가 될련지는 알 수 없다.
자살을 나쁘게 몰아가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말하기 조심스럽긴 하지만
어떻게 보면 한 나약한 인간이
할 수 있는게 아무 것도 없는데
무한자유를 위해 자신의 마지막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수단 중 유일한 것이 자살이기도 하다.
물론, 죽음을 각오하면서까지
누군가의 노예가 되길 거부하지 못하겠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노예로서의 힘든 삶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나는 지금 내 아내와 무척 행복하고
먹고 사는 것이 매우 즐겁다.
그러므로 지금은 스스로 죽을 생각은 0.001%도 없다.
혹여 스스로 죽는다면 어떻게 죽는 것을 생각해 놓았으나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언제든 죽을 수 있는게
나약한 인간이다.
그 때까지 가능한 자유롭게 살아가는 가운데
때때로 생각지도 못한 좋은 인연을 이어가며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
'동양철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신주 장자수업[17강. 지리소 이야기] (1) | 2024.03.10 |
---|---|
강신주 장자수업[16강. 그림자 이야기] (0) | 2024.03.10 |
강신주 장자수업[14강. 마음 이야기 (What a colorful world)] (0) | 2024.03.10 |
강신주 장자수업 [13. 위악 이야기] (1) | 2024.03.10 |
강신주 장자수업[12강. 동시 이야기] (0) | 2024.03.10 |